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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겁없는 초선들을 어쩌나…미 민주당 지도부 고민

등록 2019-03-05 17:17수정 2019-03-05 20:11

오카시오코르테즈·오마르 등 ‘태풍의 눈’
NYT “담론을 왼쪽으로 급격하게 몰아”
대선 주자들도 부유세 등 공약 수용

주류 기득권층·중도파에선 견제 움직임
유대계 로비단체-정치권 유착 비난 뒤
하원에선 반유대주의 금지 결의안 표결
“투표함 아닌 온라인에서만 힘” 비판도
대선·예비선거 앞두고 유권자 표심 관건
지난해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하원의원으로 처음 당선한 민주당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왼쪽부터), 아야나 프레슬리, 일한 오마르, 데브라 할란드, 베로니카 에스코바르, 셔리스 데이비스 등 여성 의원들이 하원 개원 및 선서식을 하루 앞둔 지난 1월 2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의원의 인스타그램
지난해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하원의원으로 처음 당선한 민주당의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왼쪽부터), 아야나 프레슬리, 일한 오마르, 데브라 할란드, 베로니카 에스코바르, 셔리스 데이비스 등 여성 의원들이 하원 개원 및 선서식을 하루 앞둔 지난 1월 2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의원의 인스타그램
미국 정치의 중심인 하원에서 민주당의 겁 없는 초선 의원들의 돌풍이 거세지자 민주당 지도부가 이들의 급진적 어젠다를 어디까지 포용해야 하는지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내년 대선의 경선과 본선을 앞둔 상황이라 당의 노선을 둘러싼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태풍의 눈’에는 바텐더 출신의 최연소 의원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29·뉴욕), 소말리아 난민 출신의 무슬림 여성인 일한 오마르(37·미네소타)를 비롯해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처음 당선한 비주류 정치인들이 포진하고 있다. 이들은 화석연료의 친환경 재생에너지로의 전면 대체, 총기 규제, 이민법 개정, 억만장자 중과세를 통한 건강보험 확대, 정치권과 유대인 로비단체의 유착 의혹 등 민감한 문제들에 거침 없는 발언과 문제 제기를 이어가고 있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3일, 오카시오코르테즈의 부유세 강화론은 민주당 대선 주자들인 버니 샌더스, 엘리자베스 워런, 키어스틴 질리브랜드 상원의원이 잇따라 정책 공약으로 수용하면서 당내 지지세를 넓혀가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 타임스>는 “오카시오코르테즈 의원이 묘한 능력으로 민주당 내부의 토론 지형을 급격하게 왼쪽(진보 성향)으로 밀어붙이면서, 당 지도부와 2020년 대선 주자들이 회피해온 이슈들을 붙들게 하고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지난주에는 일한 오마르 의원이 한 출판 포럼에서 “이스라엘 옹호 세력이 외국에 대한 충성을 강요한다”고 발언해 다시 논란을 촉발했다. 미국 최대 친이스라엘 이익단체인 미국·이스라엘 공공정책위원회(AIPAC)를 비롯한 유대인 단체들이 정치권에 로비를 벌이며 영향력을 행사해온 관행을 정면으로 건드린 것이다. 오마르 의원은 지난달에도 유대계 로비 단체와 미국 정치의 유착을 꼬집는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가 정치권과 언론의 집중포화를 받았으나 정치적 신념을 굽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의 주류 일부에선 진보적 초선 의원들에 대한 견제 분위기도 감지된다. 이들은 민주당이 대선에서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기보다 거부감을 살 것이라는 우려를 내세운다. 그러나 이면에는 기존 정치의 통념과 관행을 거스르는 급진적 주장과 단호한 태도에 대한 못마땅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하원은 5일 ‘반유대주의’를 비난하는 결의안을 마련해 표결에 부치기로 했다고 의회 전문지 <더힐>이 보도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비롯해 스테니 호이어 원내대표, 엘리엇 엥겔 하원 외교위원장 등 민주당 지도부가 결의안을 주도했다. 전날 미국 유대인 단체인 반명예훼손연맹(ADL)이 오마르 의원의 발언을 규탄하는 결의안 채택을 요구한 것에 발 빠르게 응답한 것이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최근 <워싱턴 포스트>는 “민주당 중도파가 당내 진보주의 물결과 급진적 정책 구상들에 반격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실용주의 성향의 중도파 의원들은 진보적 구상과 후보들이 온라인과 기층민중에게 힘이 있지만 그런 열정은 선거 국면에서 몇달 안에 사그라들 것이라고 본다는 것이다. 딘 필립스 하원의원은 “민주당이 사회주의자들로 비치는 것에 대해, 혹은 특정한 목소리가 다른 목소리들보다 더 큰 것에 대해 많은 이들이 불만을 표시하고 우려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당신이 매우 진보적인 좌파일 수도 있고, 뭐든 일이 되게 하는 인물의 선출을 원할 수도 있다”며 “유권자들은 동시에 두 가지 선택지를 느긋하게 쥐고 있으며, 둘 중 하나만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민주당 신예 소장파와 중진급 중도파의 경쟁과 당의 향방은 대선 후보 경선을 치르면서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미국의 한 만화책 출판사가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하원의원의 ‘신선한 힘’을 묘사한 만화책의 겉표지. 출처 데블스듀넷
미국의 한 만화책 출판사가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하원의원의 ‘신선한 힘’을 묘사한 만화책의 겉표지. 출처 데블스듀넷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하원의원의 평소 정책 발언들을 주임으로 그의 삶과 사상을 조명한 책. 출처 아마존닷컴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하원의원의 평소 정책 발언들을 주임으로 그의 삶과 사상을 조명한 책. 출처 아마존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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