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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트럼프, 국토안보부 숙청 칼바람…임기 말 향하며 초강경 모드

등록 2019-04-09 19:28수정 2019-04-09 19:39

국토안보부 장관 이어 주요 간부들 경질
국토안보부 장관대행 후보에게도 사퇴 압박
초강경 스티븐 밀러 백악관 고문 이민정책 주도
트럼프의 국정 장악이냐, 고립이냐 갈림길
EU에 고율 관세 부과 예고, 무역전쟁도 격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라스베이거스/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라스베이거스/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토안보부를 대대적으로 ‘숙청’하고 있다. 이민 정책을 책임지는 이 부서의 장관에 이어 주요 간부들도 경질하면서 더 강경한 정책을 예고하고 있다. 집권 후반기를 맞아, 재선을 겨냥해 지지층을 다시 격동시키는 한편 친정 체제를 꾸리려는 의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백악관 경호 책임자인 랜돌프 앨리스 비밀경호국장을 경질했다. 키어스천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 경질 하루 만이다.

경질된 닐슨 장관과 앨리스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화 끝에 사임한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이 천거한 인물들이다. 비밀경호국도 국토안보부 소속이다. 국토안보부의 프랜시스 시스나 이민국장과 존 미트닉 법무실장 등 적어도 2명의 간부 또한 경질 대상에 올랐다고 <시엔엔>(CNN)이 전했다. 한 관리는 “이 나라의 두번째로 큰 안보 부처에서 거의 조직적인 숙청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클레어 그래디 국토안보부 부장관 대행의 사임도 종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선호하는 케빈 매컬리넌 세관국경보호국 국장을 국토안보부 장관 대행으로 지명했는데, 법률상 장관이 공석이면 차순위인 그래디 부장관 대행이 그 자리를 대신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디 부장관 대행은 사퇴를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월스트리트 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해임하거나 전보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토안보부 지도부의 대대적 물갈이 과정에서 이민 정책 주도권은 백악관으로 넘어오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국토안보부 숙청의 배후에 백악관의 초강경파 스티븐 밀러 선임고문이 있다고 보도했다. <시엔엔>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에게 국경 정책에 대한 주도권을 줬다고 전했다.

국토안보부 숙청과 밀러의 득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논란이 큰 불법 이민자 가족의 분리 수용 등 초강경 이민 정책을 관철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남쪽 국경을 넘는 불법 이민자 가족의 부모와 아동들을 분리 수용하도록 지시해, 공화당 내에서도 반인권적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등 큰 논란을 일으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론 악화에 이 정책을 두 달 만에 철회했다.

하지만 최근 이 정책을 다시 집행하라고 지시했고, 닐슨 전 장관은 이에 저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한 정책을 충실히 집행해온 닐슨 전 장관이지만, 법원에서도 제동이 걸린 이 정책의 재개에는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초강경 정책은 지지층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연방법원이 8일 망명 신청자를 멕시코에서 대기하게 하는 정책을 무효화하는 판결을 내리는 등 초강경 이민 정책에 대한 반발과 제동도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이런 논란은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을 더 결집시키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유럽연합(EU)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절차에도 돌입했다. 무역대표부(USTR)는 유럽 항공기 제조 업체 에어버스에 대한 보조금으로 미국이 연간 112억달러(약 12조7천억원)를 손해본다며, 이 금액에 해당하는 유럽연합 상품에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혔다.

국토안보부에 대한 대대적 숙청 및 유럽과의 무역전쟁 ‘도발’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어젠다인 국경 통제 강화 및 무역 역조 축소를 다시 극단적 방식으로 밀어붙이는 것이다. 내년 대선으로 향해 가는 그가 친정 체제를 강화하려는 의도도 갖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행정부 내에서는 이견을 용납하지 않고, 행정부 밖에서는 지지층을 격동시키는 그의 독주가 단기적으로 국정 장악력을 강화할 수 있지만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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