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넷플릭스도 “낙태금지 시행 땐 조지아서 촬영 안해”

등록 2019-05-29 16:45수정 2019-05-29 19:30

조지아주 임신6주 이후 낙태금지
내년 1월 시행하면 보이콧 동참
할리우드 메이저 제작사 중 처음

임신 8주 뒤 낙태금지 미주리주
주정부, 수술면허 갱신 거부해서
마지막 낙태시설 30일 문닫을 판

낙태 찬반진영 논란 가열 양상에
연방대법원 ‘숙고모드’ 들어간듯
미국에서 낙태금지 찬반을 둘러싼 논쟁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국인 아르헨티나에서는 임신 초기 낙태를 합법화하기 위한 입법이 다시 추진되고 있다. 사진은 28일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의회 앞에서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여성들의 낙태권 운동을 상징하는 녹색 손수건을 들고 낙태 합법화를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부에노스아이레스/AP 연합뉴스
미국에서 낙태금지 찬반을 둘러싼 논쟁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프란치스코 교황의 모국인 아르헨티나에서는 임신 초기 낙태를 합법화하기 위한 입법이 다시 추진되고 있다. 사진은 28일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의회 앞에서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여성들의 낙태권 운동을 상징하는 녹색 손수건을 들고 낙태 합법화를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부에노스아이레스/AP 연합뉴스
미국 최대 온라인 스트리밍 업체 넷플릭스가 28일 낙태 금지 반대 운동 동참을 선언했다. ‘제2의 할리우드’로 부상한 조지아주가 임신 6주 이후 낙태를 무조건 금지하는 이른바 ‘태아 심장박동법’을 실제로 시행하면 조지아주에서의 콘텐츠 제작을 중단하는 등 투자를 전면 재고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이다. 이번주에 미주리주의 마지막 임신중절 시설이 문을 닫는 등 여성의 낙태권이 위협받는 상황이 현실화되자 반격도 거세지고 있다.

넷플릭스의 최고 콘텐츠 책임자(CCO)인 테드 서랜도스는 “우리에게는 조지아주 제작 현장에서 일하는 많은 여성이 있다”며 “그들의 권리가 침해된다면 미국시민자유연맹 등과 협력해 법정에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넷플릭스는 이달 초 <오자크 시즌3> 촬영에 돌입한 것을 비롯해 <인세이셔블2>와 <스트레인저 싱스> 등 다양한 시리즈물을 조지아주에서 촬영하는데, 당분간 촬영을 계속하겠지만 예정대로 내년 1월 태아 심장박동법이 시행된다면 투자 자체를 재고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알리사 밀라노와 리드 모라노 등 할리우드 배우와 감독들이 낙태 금지법에 반대해 개별적으로 ‘조지아주 보이콧’을 선언한 바 있지만 메이저 제작사가 가세한 것은 처음이다.

반면 임신 8주 이후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된 미주리주에선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임신중절 시설이 문을 닫게 될 처지에 놓였다. 주정부가 유일한 임신중절 수술 시설인 ‘가족계획 세인트루이스 헬스센터’의 수술 면허 갱신을 거부한 데 따른 것이다. 이 시설의 수술 면허는 30일에 만료된다. 리아나 웬 미국가족계획연맹 회장은 “세인트루이스 헬스센터가 낙태 수술을 못 하면 미주리주는 1974년 이후 처음으로 주 전역이 합법적인 낙태 수술을 받을 수 없는 지역이 된다”고 말했다.

미국 전역에서 낙태 찬반을 놓고 이처럼 세 대결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최종 판단을 맡게 될 연방대법원은 곧장 논쟁의 중심으로 들어가는 대신 ‘숙고 모드’에 들어간 모양새다. 연방대법원은 이날, 2016년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주지사 시절 서명한 인디애나주의 ‘포괄적 생명 보호법’의 위법성을 묻는 재판에서 낙태 찬반 양쪽이 저마다 유리한 쪽으로 해석할 수 있는 타협적 판결을 내놨다. 성별·인종·혈통을 이유로 한 낙태는 물론 다운증후군을 포함한 유전자 이상이나 선천적 장애가 확인된 태아에 대해서도 낙태를 금지해서는 안 된다면서도, 유산된 태아는 반드시 매장 또는 화장하도록 한 주법은 문제될 게 없다며 제7순회항소법원의 결정을 뒤집은 것이다. <시비에스>(CBS) 방송은 이를 두고 “연방대법원이 인디애나의 낙태 분쟁에서 타협안에 동의했다”며 “오랜 국가적 논란을 다루는 데 점진적이고 신중한 길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연방대법원에서 각각 보수와 진보를 대표하는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과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이 낸 의견은 낙태 문제가 본격적으로 다뤄진다면 첨예한 대결로 치달을 것임을 예고했다. 토머스 대법관은 ‘인디애나 주법은 낙태가 현대판 우생학의 수단이 되는 걸 막기 위한 것’이란 논리를 폈고, 긴즈버그 대법관은 ‘여성이 국가의 과도한 개입 없이 낙태를 할 수 있는 권한과 관련된 것’이라고 주장하며 팽팽히 맞섰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