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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트럼프, 환경훼손 ‘플라스틱 빨대’ 팔아 대선자금 ‘대박’

등록 2019-07-30 18:12수정 2019-07-31 00:16

“빨대를 다시 위대하게”…1주일만에 50만달러 모금
플라스틱 빨대 추방운동 비꼬며 선대본부장이 착안
10개 들이 한팩에 15달러에 팔리고 있는 트럼프 대선자금 모금용 플라스틱 빨대.
10개 들이 한팩에 15달러에 팔리고 있는 트럼프 대선자금 모금용 플라스틱 빨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020년 대선 선거대책본부가 환경을 훼손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약 50만달러에 이르는 재선용 선거자금을 마련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9일 보도했다.

트럼프 선대본부장인 브래드 파스케일에 따르면, 레이저광선으로 ‘트럼프’ 로고를 새긴 9인치(약23㎝) 길이의 플라스틱 빨대를 지지자들에게 팔기 시작해 불과 1주일 만에 모두 46만달러(약 5억4천만원)를 모았다. 이 빨대 판매는 파스케일이 착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행기를 타고 가던 중에 기내에서 자신이 쓰던 종이 빨대가 절반으로 툭 찢어지자 짜증이 난 파스케일이 순간적으로 이를 떠올렸다는 것이다. 그는 “종이 스트로가 정말로 지겹다”는 트위트를 날렸고, 그 순간 불현듯 “트럼프 플라스틱 빨대를 팔자(Let’s sell plastic Trump straws)”는 생각을 떠올렸다고 한다.

미국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파스케일이 함께 옆자리에 타고 있던 아내의 재촉에 부하 직원들에게 이메일로 이 아이디어를 알렸고 선대본부에서는 트럼프의 재선 캠페인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빗댄 “빨대를 다시 위대하게(Make straws great again)”라는 제목으로 지지자들에게 대량의 이메일을 발송했다고 전했다. 파스케일이 공항에 내릴 무렵에는 이미 트럼프 로고를 새긴 빨대가 제작되고 있었으며, 판매를 위한 홍보 활동도 가동되기 시작한 상태였다. 지난 19일부터 선보인 이 트럼프 플라스틱 빨대는 1차 판매분이 몇시간만에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며 지금까지 모두 45만6천 달러를 벌어들였다. 이 빨대의 홍보 구호는 “트럼프를 지지한다면 재활용 플라스틱 빨대팩을 오늘 구입하자”라고 돼 있다.

또 지지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는 “진보적인 종이 스트로(Liberal paper straws)는 쓸모가 없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플라스틱으로부터 환경을 보호하는 운동에 동참하고 있는 미국인들을 일부러 짜증나게 하려는 목적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미국 전역에서는 플라스틱 스트로를 추방하자는 운동이 확산되면서 ‘플라스틱과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중이다. 시애틀 서부해안도시들에서는 ‘스트로 없는 시애틀’ 캠페인이 벌어지고 있고, 말리부·로스앤젤레스 근처에서도 플라스틱 빨대를 금지하고 있으며, 캘리포니아·하와이에서는 플라스틱 스트로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조처를 준비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빨대보다 더 큰 환경 문제들을 갖고 있다”며 플라스틱 추방 운동을 빈정대는 투로 비판해 왔다.

이 트럼프 빨대는 10개들이 한 팩에 15달러로 팔리고 있고, 뉴욕시까지 택배 비용은 5.06달러로 책정돼 있다. 아마존에서 일반 빨대 250개를 9.99달러에 온라인으로 구입할 수 있는 것과 비교하면 터무니없이 비싼 셈이다. <가디언>은 트럼프 소유 6개 기업이 파산하면서 1985년부터 1994년 사이에 10억달러 이상 손실을 입은 것에 비추면 이번 플라스틱 빨대 판매 매출은 꽤 많은 금액으로, 트럼프가 뛰어든 비즈니스 벤처 중에 가장 성공적인 사업이라고 비꼬았다.

조계완 기자 kye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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