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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보우소나루, 마크롱과 싸움하며 아마존 화재 부채질

등록 2019-08-28 19:01수정 2019-08-28 21:27

브라질, G7의 아마존 화재 진압 원조 수용 놓고 오락가락
보우소나루, 마크롱이 사과해야 원조 수용할 것
마크롱과의 싸움 이용해 아마존 개발 정당화
지난 26일 브라질 아마존의 알타미라 지역이 불에 타 검게 그을러 있다.  AP 연합뉴스
지난 26일 브라질 아마존의 알타미라 지역이 불에 타 검게 그을러 있다. AP 연합뉴스
지구 산소의 20%가량을 생산하는 ‘지구의 허파’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을 놓고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프랑스 대통령과 개인적 다툼을 벌이는 와중에, 지난 20일부터 산불로 국제적 주목을 받고 있는 아마존은 연일 타들어 가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27일 아마존 열대우림 산불을 진압하기 위한 주요 7개국(G7)의 원조를 받을 준비가 됐다면서도 그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는 브라질이 결정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앞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26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자신을 거짓말쟁이라고 모욕했다며 사과하지 않으면 아마존 산불에 대한 주요 7개국의 원조를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최근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서는 아마존 화재 진압을 위한 2천만달러 원조를 결정했다. 보우소나루는 브라질의 아마존강 유역 9개 주 지사들과의 모임에서 “우리는 주요 7개국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주요 7개국의 대통령 중 한 사람에 대해 반대한다”며 마크롱을 겨냥했다.

브라질 정부가 국제 원조를 조건부 수용하겠다고 밝힌 건 원조 거부에 대한 국내외 비판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아마존 유역 ‘개발’을 추진해온 보우소나루는 아마존 환경보전에 대한 요구를 “외국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며 비난해왔다. ‘열대의 트럼프’로 불리는 보우소나루는 지난 한주 동안 아마존 화재에 대해 “예년과 다를 바 없다”며 진압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다가 비판이 거세지자 최근에 군 동원령을 내렸다. 하지만 보우소나루와 그 지지층은 이번 대형 산불로 아마존 유역 개발에 대한 비난이 점증하는 상황에서 마크롱과의 다툼을 피난처로 삼는 전술을 취하고 있다. 주요 7개국 정상 가운데 지구온난화 문제에 가장 적극적인 마크롱이 보우소나루를 비판의 도마에 올리자 내정 간섭이라고 맞받아치고 있는 것이다.

보우소나루는 지난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 대응을 약속했는데, 마크롱은 이 발언을 “거짓말”이라고 비난하며 서로 언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이어 마크롱이 “브라질이 화재 진압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면 프랑스는 유럽연합과 남미 국가들과의 무역협정을 비준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신경전은 더 가열됐다. 아마존 산불이 확산되자 마크롱은 “말 그대로 우리 집이 불타고 있는 것”이라며 아마존 산불을 주요 7개국에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고, 보우소나루는 이는 ‘식민지적 사고방식’이라며 “각국 정상들의 우려는 ‘주권 침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 자료에 따르면 아마존 열대우림 산불은 9500㎢ 규모로 번진 것으로 알려졌다. 기상전문가들은 브라질이 현재 겨울철을 지나고 있어 건기인데다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에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아 산불이 더 번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다음달 10일께나 돼야 비를 기대할 수 있다며 “지금 비가 내리더라도 산불 진화에 거의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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