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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주한미군 줄여도 전력은 2~3배 증강”

등록 2005-02-04 21:51수정 2005-02-04 21:51

[인터뷰]롤리스 미 국방 부차관보…“올안 패트리엇 등 배치”

“주한미군은 이름 그대로 한국 방어를 위한 역할을 제외하고는 어떤 일도 할 수가 없다. 한국 방어가 주한미군의 유일한 목적이다. 주한미군은 한반도를 벗어나 활동할 수 없다.”

한-미 안보정책구상(SPI) 회의 참석차 내한한 리처드 롤리스 미국 국방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는 4일 <한겨레>와의 회견에서 주한미군의 한반도 외 활동으로 인한 안보공백과 한-미 동맹의 지역동맹화에 대한 한국인들의 우려에 대해 강한 부정으로 일관했다.

-먼저 9·11 이후 전세계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재편의 근간이 되고 있는 전략적 유연성(strategic flexibility) 개념에 대해 간단하게 설명해 달라.

=전략적 유연성은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GPR) 계획의 근간이 아니라 한 요소일 뿐이다. 미군 재배치 계획에서 전략적 유연성이 나오게 된 것은 재배치 과정에서 미군의 전환작업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미군 재배치 과정에서 우리가 하고 있는 일 가운데 하나는 더 강한 군대를 더 빠르게 이동시키는 것이다.

-주한미군에 한정해 전략적 유연성을 말한다면?

=한국 언론이 보도한 대로 주한미군이 철수할 것처럼 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일부 병력이 빠져나갈 수는 있겠지만, 이는 주한미군 철수와는 다르다. 2사단 2여단 병력이 지난해 이라크에 배치되기는 했지만, 주한미군이 모두 빠져나가지는 않을 것이다.

-지난번 한국 언론과의 회견에서 미군을 한국에서 빼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미군이 더 들어오는 것이라고 했는데?


=전략적 유연성이 미군 재배치 계획의 핵심 요소가 된 이유는 미군을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다른 지역에 있는 미군이 한반도에 더 신속하게 배치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다. 한반도의 경우, 비상시나 전쟁이 발생했을 때 한국에 더 빠르게 더 많은 병력을 배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2008년까지 한반도에서 미군 1만2500명이 빠져나가더라도 잔류하는 미 2사단 제1여단은 여단급 전투팀으로 바뀌게 되는데, 전략적 유연성에 따라 다른 지역으로 갈 수도 있는 것 아닌가?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문제는 안보정책구상회의에서 다뤄질 주제는 아니다. 그와 관련한 논의는 있었다. 3일 한국 외교부도 기자회견에서 밝힌 대로 전략적 유연성과 관련해 한-미 간에 특별 대화채널을 마련하는 데 합의했다. 이는 전략적 유연성이라는 대단히 민감한 문제와 관련해 별도의 대화채널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한 데 따른 것이다.

-주한미군의 국외 이동이 빈발하게 되는 데 대해 한국민들은 안보공백을 우려하고 있다.

=1만2500명의 병력이 감축되더라도 한반도에 남게 되는 병력은 기존 병력보다 2~3배 전력을 강화할 것이다. 현재 주한미군의 전면 개편작업을 벌이고 있고, 새로운 병력도 보충될 것이다. 예를 들어, 올해 패트리엇 미사일 배치와 함께 이를 운용할 병력 1천명 이상이 증강됐다. 또 현재 구성하고 있는 ‘슈퍼여단’을 한반도에 배치해 더 강력한 힘을 갖도록 할 계획도 있다. 미군 재배치 이후 주한미군이 더욱 강해질 것이다.

-연합지휘체계 개편이나 작전지휘권 이양 문제, 한-미 상호방위조약 개정문제도 논의에 포함되나?

=상호방위조약 개정 문제는 논의된 바도 없고, 제안된 바도 없다. 지휘권 문제가 거론된 적은 있으나 지금까지는 공식적으로 논의된 바 없고, 앞으로 안보정책구상 논의 틀 안에서 이와 관련해 논의를 해 볼 생각이다.

-평택 허브기지에 배치될 ‘슈퍼여단’이 한반도 주변에서 비상사태가 벌어지면 이에 대응할 가능성은 없나. 이를테면 대만해협에서 긴장이 높아질 경우 한반도에 배치돼 있던 ‘슈퍼여단’이 배치될 수도 있지 않나?

=그런 유의 가정에 기반한 시나리오도 한국 외교부와 대화를 시작하면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 방어문제가 그런 식으로 계획되진 않는다. 한국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슈퍼여단’을 빼내 간다는 건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다. 한반도에서 ‘슈퍼여단’을 세계 처음으로 구성하는 이유는 상호방위조약에 따른 미국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선 한반도에서 억지력을 증강시켜야 한다는 점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주한미군의 역할이 아태지역의 신속기동군으로 확대되면서 한-미 동맹이 지역동맹화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신속기동군에 대한 논의도 없었고, 한반도 안정 유지라는 한-미 동맹의 원칙을 바꿀 계획도 없다. 한국에 오기 전 중국에 머물면서 그곳 국방부와 외교부 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대화를 나눴다. 미군 재배치 문제와 관련해 변화된 정보를 제공하고, 한반도에서 진행하고 있는 일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을 했다. 중국도 같은 목적을 갖고 있다. 한반도가 불안정해지는 걸 중국도 결코 원치 않으며, 한반도 안정화는 중국의 최우선 과제이기도 하다. 류재훈 정인환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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