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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사회주의적 개혁의 한 길로”

등록 2006-01-04 18:40

3일 우고 차베스(오른쪽)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당선자와 함께 남미 해방자로 추앙받는 시몬 볼리바르가 묻혀 있는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의 국립묘지를 참배한 뒤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카라카스/AFP 연합
3일 우고 차베스(오른쪽)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당선자와 함께 남미 해방자로 추앙받는 시몬 볼리바르가 묻혀 있는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의 국립묘지를 참배한 뒤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카라카스/AFP 연합
볼리비아 모랄레스-베네수엘라 차베스 회담
모랄레스 “차베스와 토지·에너지 개혁 공조”
페루 대선 ‘차베스 노선’ 후보 지원도 합의
“신자유주의·제국에 맞선 ‘선의 축’ 구축 중”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당선자는 3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우고 차베스 대통령과 회담을 열어 볼리비아의 사회주의적 개혁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모랄레스 당선자는 이날 회담에서 차베스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경험을 살려 볼리비아의 새로운 헌법을 만들 제헌의회의 구성과 새 정부의 토지와 석유·천연가스 분야 개혁을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토지 몰수와 에너지 국유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차베스는 앞서 2일 “우리는 볼리비아를 볼리바르 공화국으로 만들겠다”며 “두 나라가 새로운 세기의 새로운 축, 선의 축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모랄레스 당선자와 차베스 대통령은 또 최근 ‘차베스 노선’을 따르겠다고 공언하면서 페루의 대선 후보 선두주자로 나선 올란타 우말라를 전적으로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또 베네수엘라는 매월 15만배럴의 디젤을 볼리비아에 공급하고, 연간 1억8천만달러 규모가 될 대금은 볼리비아의 농산물로 받기로 했으며, 볼리비아 원주민들의 문맹 퇴치를 돕기 위한 자금 등으로 3천만달러를 기부하기로 했다.

앞서 모랄레스 당선자는 차베스 대통령이 카라카스 국제공항에 직접 영접을 나온 가운데 붉은색 카펫 위를 걸으며 군 의장대를 사열하는 등 쿠바에서와 마찬가지로 국가 정상으로서의 예우를 받았다.

모랄레스는 공항에서 “우리는 신자유주의와 제국주의에 맞선 투쟁에 우리 스스로를 편입시키기 위해 이 곳에 왔다”며 차베스 대통령과의 좌파 공조를 굳건히 할 것임을 선언했다.

모랄레스는 베네수엘라를 떠나면서 이번 방문을 “아주 의미있는 수업이었다”며 “베네수엘라에 첫번째 내각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숀 매코맥 미 백악관 대변인은 모랄레스 대통령이 어떤 정책을 취하는지 봐야 할 것”이라며 “그에 따라서 두 나라가 어떤 관계가 될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그동안 차베스 대통령이 중남미 지역의 안정을 해치고 있으며, 지난 2년간 모랄레스의 정치운동에 자금을 지원했다고 주장해왔다.

코카재배 농민 출신인 모랄레스는 지난달 18일 대선에서 △코카인의 원료인 코카 재배 합법화 △석유와 천연가스 산업의 국유화 △토지개혁 등을 내세워 54%의 득표율로 원주민 첫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오는 22일 취임을 앞두고 7개국 순방에 나선 모랄레스 당선자는 지난주 쿠바를 방문해 협력협정을 체결했으며, 스페인·프랑스·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브라질 등도 방문할 예정이다.

김학준 기자, 외신종합 kimh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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