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캐나다 남동부 노바스코샤주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의 용의자 검거에 나선 경찰이 엔필드의 한 주유소에서 작전을 펴고 있다. 엔필드/AP 연합뉴스
캐나다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해 최소 16명이 사망했다. 용의자도 현장에서 숨졌다. 북미 언론은 “캐나다 역사상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이라고 보도했다.
<에이피>(AP) 통신과 <핼리팩스 투데이> 등은 19일 캐나다 남동부 노바스코샤주에서 주말 사이 한 남성이 총기난사 사건을 벌여 16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용의자는 노바스코샤의 주도 핼리팩스에서 35㎞ 떨어진 엔필드의 한 주유소에서 경찰이 쏜 총에 맞고 숨졌다. 노바스코샤는 캐나다 작가가 쓴 소설 <빨간머리 앤>의 무대이기도 하다.
경찰은 용의자가 51살의 가브리엘 워트먼이라고 밝혔다. <에이피>는 그가 노바스코샤주에 치기공사로 등록돼 있으며, 경찰이 공개한 용의자 사진과 2014년 한 방송에서 틀니를 주제로 인터뷰를 한 워트먼의 모습이 같다고 보도했다. 그는 암 완치자들에게 틀니를 기증해 알려지기도 했다.
워트먼은 12시간 동안 노바스코샤 곳곳을 이동하면서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핼리팩스에서 100㎞ 떨어진 포르타피크에서 사건이 시작됐고, 콜체스터 카운티에서도 다수의 희생자가 나왔다. 경찰에 처음 신고가 접수된 시점은 전날인 18일 밤 10시30분께다. “총기를 소지한 사람이 있다”는 신고였고, 이후 연쇄적인 총기 사건으로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
워트먼은 사건 당시 경찰 제복을 입고 있었고, 경찰차와 거의 비슷하게 꾸민 차를 몰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를 근거로 즉흥적인 범죄는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 정확한 범행 동기를 확인하고 있으며,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크리스 레더 경찰서장은 “한 사람이 혼자 여러 살인사건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번 사건이 코로나19와 연관이 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망자 중에는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23년 경력의 경찰관 1명이 포함됐다. 다른 경찰관 1명도 총격으로 부상을 당했다. <에이피>는 “캐나다에서 대규모 총격 사건은 드문 일”이라며 “1989년 에콜폴리테크니크대에서 15명이 사망한 총격 사건 이후 캐나다는 총기규제법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캐나다는 1995년 총기소지를 위한 면허 및 등록 요건을 강화한 새 총기규제법을 통과시켰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끔찍한 사건으로 피해를 본 모든 사람에게 위로를 전한다. 경찰과 당국의 협조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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