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미국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 등의 중국 노선 운항 재개를 허가하지 않자, 미국 교통부가 오는 16일부터 중국 여객기의 미국 입국을 금지하겠다고 3일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달 19일 조지아주 애틀랜타 공항에 있는 델타항공 비행기. 애틀랜타/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중국 여객기의 입국을 금지한다고 발표하자, 중국이 기존 방침을 바꿔 미국 등 외국 항공사의 중국 노선 운항 재개를 허용하기로 했다. ‘하늘 길’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해소되는 모양새다.
<신화통신>은 4일(현지시각) 중국 민항국이 기존 국제 항공편 운항 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외국 항공사도 8일부터 경영허가 범위에서 목적지를 선택해 매주 1편의 국제선을 운항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미국 항공사들도 중국 운항이 가능하게 됐다.
이번 조치는 중국이 미국 항공사의 취항 재개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미국 교통부가 중국 여객기의 미국 취항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한 지 채 하루도 안돼 나왔다. 미국의 보복 예고에 중국이 한 발 물러선 셈이다.
앞서 미국 교통부는 오는 16일부터 미국으로 들어오는 중국 항공기를 차단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이 규제는 중국국제항공공사와 중국동방항공, 중국남방항공, 하이난항공 등 4곳에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미 정부와 항공사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하면 (규제 적용 일정이) 더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미 정부는 지난 1월31일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14일 이내 중국에 체류했던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면서도 중국 항공사의 미국 운항에는 제한을 두지 않았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조처는 미-중 간 긴장이 계속 고조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미 항공기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는 데 대한 앙갚음”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미국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2월부터 자발적으로 중국 노선 운항을 중단했다. 이들 항공사는 이달 1일부터 중국 운항 재개를 추진했으나 중국 항공당국은 허가를 내주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산 책임론을 둘러싼 논란으로 두 나라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 대한 미국의 압박도 나날이 강화되는 모양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천안문 민주화시위 유혈진압 희생자를 추모하는 홍콩의 6·4 촛불집회를 앞두고 왕단과 쑤샤오캉, 리헝칭, 리란쥐 등 천안문 시위 주역 4명을 만난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한 것도 그 가운데 하나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후 성명에서 “천안문 시위가 소련과 동유럽의 억압받는 이들에게 민주적 변화를 요구·성취하도록 영감을 줬는데, 중국 공산당 정부는 정보의 억압적 통제와 잔혹성으로 살아남았다”고 비판했다.
또 이날 미 상무부는 “위구르 인권탄압 등과 관련해 지난 5월 거래제한 명단에 올린 33개 중국 회사와 기관에 대한 제재를 5일부터 발효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거래제한 명단에는 안면인식 기술을 보유한 인공지능회사 넷포사와 로봇회사 클라우드마인즈, 사이버보안업체 치후360 등이 포함됐다. 제재가 발효되면 이들 기업은 미국 정부 승인 없이는 미국 기술이나 부품 등에 접근하거나 구매할 수 없게 된다. 이정애 기자
hongby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