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타임스> 새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할 예정인 메러디스 코핏 레비엔 현 최고운영자(COO). <뉴욕 타임스> 화면 갈무리
미국 <뉴욕 타임스>가 40대 여성 경영인을 새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지명했다.
<뉴욕 타임스>는 22일 마크 톰슨(62) 최고경영자가 물러나고 메러디스 코핏 레비엔(49) 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오는 9월 8일부터 새 최고경영자로 취임한다고 밝혔다. 레비엔은 이 매체 168년 역사상 가장 젊은 최고경영자가 된다. 여성으로는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최고경영자로 재직했던 재닛 로빈슨 이후 두번째다.
레비엔은 주로 언론사 광고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미국 잡지 <디 애틀랜틱>을 발행하는 ‘애틀랜틱 미디어’에서 광고 분야를 담당했으며, 경제 전문 매체로 유명한 <포브스>를 발행하는 ‘포브스 미디어’에서 최고매출책임자(CRO)를 역임했다. 포브스 미디어 재직 시절 그는 광고주가 제공하는 정보가 기사들과 함께 보이는 형식으로 디자인된 온라인 광고인 ‘네이티브 광고’를 도입했다. 네이티브 광고는 기사와 광고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비판도 있다.
그는 2013년 이직 당시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사람들에게 충고를 구하니 반응이 ‘훌륭한 저널리즘 회사지만, 사업상으로 전성기는 지났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하지만, 그는 광고 분야 최고 책임자를 맡아보기로 결심했고, 2015년에는 부사장과 최고매출책임자가 됐다. 2017년에는 최고운영책임자에 올라 유력한 최고경영자 후보자가 됐다. 그는 최고경영자 발탁에 대해 “일생의 영광”이라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레비엔은 기본적으로 <뉴욕 타임스> 디지털 혁신을 이끌었던 톰슨 현 최고경영자의 노선을 이어받을 것으로 보인다. 2012년 9월부터 최고경영자를 지낸 톰슨은 온라인 구독자 늘리기에 힘써왔다. 광고 매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온라인 유료독자 증가로 돌파구를 찾았다.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뉴욕 타임스> 종이 신문과 온라인 유료독자를 합치면 600만명인데 미국 언론 매체 가운데 가장 많다. 이 중 500만명 이상이 온라인 유료독자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 사장 출신인 톰슨은 “내가 8년 전 <뉴욕 타임스>에 합류할 때 목표했던 모든 것을 이뤘기 때문에 지금을 내려오는 시기로 택했다”고 말했다. <뉴욕 타임스>는 온라인 유료독자 증가 덕분에 광고 수입 감소 추세로 인한 어려움을 상쇄할 수 있었다고 평가한다.
새 최고경영자로 취임하는 레비엔도 톰슨과 함께 온라인 유료독자 증가 정책을 추진해왔던 인물이다. 다만 그는 신문 외 상품 판매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레비엔은 저널리즘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것을 지속하겠다고 강조했지만, 뉴스 콘텐츠가 아닌 온라인 게임 같은 상품에도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조기원 기자
garde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