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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대선 연기” 운 뗐다 철회한 트럼프…다 계획이 있었나

등록 2020-07-31 18:29수정 2020-08-01 02:32

오바마 정면비판…공화당도 싸늘
9시간만에 “연기 원치 않아” 번복

‘-32% 최악성장률’ 발표 직후 발언
미 정치권·언론 “시선돌리기 전략”
“우편투표 비난, 대선불복 명분쌓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연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에서 ‘대선 연기’를 언급한 오전 트윗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우편투표가 문제 있다고 답변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각) 백악관에서 연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에서 ‘대선 연기’를 언급한 오전 트윗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우편투표가 문제 있다고 답변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각) ‘대선 연기’를 거론했다가 친정인 공화당에서조차 퇴짜를 맞은 뒤 “대선 연기를 원하는 건 아니다”라며 한발 물러섰다. 하지만 대통령 선거일(11월3일)이 다가올수록 불리한 판을 흔들거나 결과를 부정하려는 트럼프의 행동들이 끊이지 않으면서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오후 백악관에서 연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에서 대선 연기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나는 (선거) 연기를 원치 않는다. 나는 선거를 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날 아침 “보편적인 우편투표 도입으로 2020년은 역사상 가장 오류가 있는 사기 선거가 될 것”이라며 “사람들이 적절하고 안전하고 무사히 투표할 수 있을 때까지 선거를 미룬다???”라는 발언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9시간여 만에 철회한 것이다. 다만 그는 “나는 (결과까지) 몇달을 기다리다 투표지가 모두 사라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여전히 우편투표의 신뢰성에는 문제가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가 대선 연기 발언을 철회한 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롯해 전방위적으로 반발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존 루이스 하원의원 장례식 추도사에서 “우편투표를 훼손함으로써 국민의 (대선) 투표를 좌절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권력자들이 있다”며 트럼프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공화당에서조차 반응은 싸늘했다.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우리 나라 역사에서 전쟁이나 경기불황, 남북전쟁 등을 거치는 동안에도 예정된 연방 선거를 제때 치르지 않은 적은 없다”며 “11월3일에도 그렇게 할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미 정치권과 언론은 트럼프의 대선 연기 발언을 ‘시선 돌리기’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선거 날짜는 법에 의해 정해지고, 그 법은 의회가 통제권을 갖고 있는 만큼 대선 연기는 애초 트럼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2분기 성장률(연율 기준)이 73년 만에 최저치인 -32.9%라는 발표가 나온 지 15분 만에 트럼프가 트위트를 올렸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경제 실적’ 급전직하 소식에 대중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을 막으려 대선 연기라는 ‘폭탄 발언’을 터뜨렸다고 본 것이다.

지속적으로 우편투표의 신뢰성에 흠집을 내고 있는 것이, 대선 불복을 위한 명분 쌓기란 분석도 있다. 트럼프는 지난 19일 방영된 <폭스 뉴스> 인터뷰에서 ‘대선에서 져도 결과에 승복하겠느냐’는 질문에 “지켜봐야 한다. ‘예스’ ‘노’로 답하지 않겠다”며 확답을 피해, 대선 불복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불렀다. 물론 이 경우에도, 상식적으로 명확한 ‘부정선거’가 아닌 한, 공화당이나 군대가 트럼프 편에 설 가능성은 작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하지만 트럼프는 민주당의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여론조사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을 뒤집고 지지층을 결집시키기 위해 우편투표 비난과 대선 불복 가능성 등을 계속 흘려가면서 대선 판을 진흙탕으로 만들어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정의길 선임기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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