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우스다코타주 러시모어산에 새겨진 미국 대통령 4명의 두상. 위키피디아
백악관이 전직 미국 대통령 얼굴 4명이 새겨진 러시모어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 조각을 추가하는 절차를 문의했다는 <뉴욕타임스> 보도가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9일(현지시각) 백악관 참모가 이 같은 내용을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실에 지난해 질의했다고 이름을 밝히지 않은 공화당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백악관이 진지하게 ‘트럼프 대통령 얼굴 조각 추가’ 방안을 검토했다는 보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도 자신의 얼굴 조각을 러시모어산에 추가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낸 적이 있다. 놈 주지사는 2018년 한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이런 뜻을 나타낸 적이 있다고 말했다. 놈 주지사는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처음 만났을 때 “언제 한 번 사우스다코타에 오셔야 한다. 우리에게는 러시모어산이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모어산에 내 얼굴이 새겨지는 것이 꿈”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놈 주지사는 “나는 웃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웃지 않았다. 그는 정말 진지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꿈을 알게 된 놈 주지사는 지난달 독립기념일 경축 행사 참석차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의 얼굴이 추가된 120㎝ 크기 러시모어산 모형과 함께 맞았다고 신문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서 보도했다.
러시모어산에는 조지 워싱턴, 토머스 제퍼슨, 에이브러햄 링컨, 시어도어 루스벨트 미국 초기 대통령 4명 얼굴 조각이 새겨져 있다. 러시모어산은 이 지역 미국 원주민들에게 신성한 장소였다. 이 때문에 환경 운동가들과 원주민들 사이에서 비판적 의견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사우스다코타주 방문 때 논란을 의식한 듯 러시모어산 조각이 “우리의 선조와 우리의 자유에 대한 불멸의 헌사로서 영원히 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트위터에 <뉴욕 타임스> 보도가 “가짜 뉴스”라고 적었다. 다만, 러시모어산에 자신의 얼굴 조각을 추가하는 안에 대해서는 “좋은 생각으로 들린다”고 적었다.
조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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