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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해리스 부통령 수락 연설서 “인종주의는 백신 없다”

등록 2020-08-20 15:44수정 2020-08-20 16:42

민주당 전당대회 셋째날
카멀라 해리스 미국 상원의원이 19일(현지시각) 밤 민주당의 부통령 후보로 공식 선출된 뒤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체이스센터에서 수락 연설을 하다가 하늘 쪽을 우러러 보고 있다. 윌밍턴/로이터 연합뉴스
카멀라 해리스 미국 상원의원이 19일(현지시각) 밤 민주당의 부통령 후보로 공식 선출된 뒤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체이스센터에서 수락 연설을 하다가 하늘 쪽을 우러러 보고 있다. 윌밍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은 19일(현지시각) 카멀라 해리스(55) 상원의원을 11월3일 대선에 조 바이든(77) 대통령 후보와 짝을 이뤄 출마할 부통령 후보로 공식 선출했다. 자메이카 출신 아버지와 인도 출신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해리스는 미 역사상 첫 ‘비백인 여성 부통령’ 후보이며, 당선하면 첫 여성 부통령이 된다.

해리스는 화상으로 진행된 전당대회 셋째날인 이날 밤 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된 뒤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체이스센터에서 생중계로 수락 연설을 했다. 그는 자신의 지명 의미를 강조하듯 여성 인권과 인종주의 철폐에 연설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연설 직전에 그에게 축하를 건넨 이들 또한 여동생 마야, 조카 미나, 딸 엘라 엠호프 등 3명의 여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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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인종주의에는 백신 없다. 우리가 그 일 해야”

해리스는 “오늘 밤 내가 여기 있다는 것은, 모두를 위한 평등·자유·정의의 약속을 맹렬하게 믿은 내 앞 세대 여성들과 남성들의 헌신이 있었다는 증거”라며 연설을 시작했다. 이어 인도계 어머니에 대해 이야기하며 “그는 나와 여동생을 자랑스럽고 강한 흑인으로 키웠고, 우리의 인도 유산에 대해 알고 자랑스러워하도록 키웠다”고 말했다. 흑인·인도계인 자신의 정체성을 강조한 것이다.

해리스는 이어 “도널드 트럼프의 리더십 실패가 목숨과 이웃을 앗아갔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흑인과 라틴계 등 소수인종이 더 고통받고 있다며 “이것은 우연이 아니라 구조적인 인종주의의 영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종주의에는 백신이 없다. 우리가 그 일을 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그는 “우리는 변곡점에 놓여있다”며 “우리가 공통으로 원하는 미래를 위해 흑인, 백인, 라틴계, 아시아계, 원주민 등 우리 모두를 하나로 통합해줄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조 바이든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해리스는 “이번 선거에서 우리는 역사의 경로를 바꿀 기회가 있다”며 “확신을 갖고 싸우자. 희망을 갖고 싸우자. 우리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싸우자”고 호소했다.

해리스가 연설을 마친 뒤 남편인 더글러스 엠호프와 바이든 부부도 단상에 나와 시청자들에게 인사했다. 엠호프는 바이든-해리스가 대선에서 이길 경우 미 사상 첫 ‘세컨드 젠틀맨’(부통령의 남편)이 된다. 해리스는 2013년 친구의 소개로 당시 이혼한 전 아내에게서 두 자녀를 둔 엠호프를 만났다. 엔터테인먼트 전문 변호사인 엠호프는 아내의 선거운동을 돕기 위해 휴직 중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19일 민주당 전당대회 찬조연설에서 “트럼프는 대통령직을 리얼리티쇼가 아닌 다른 것으로 대하는 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며 2017년 1월 퇴임 이후 가장 강도 높게 트럼프를 비판했다. AP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19일 민주당 전당대회 찬조연설에서 “트럼프는 대통령직을 리얼리티쇼가 아닌 다른 것으로 대하는 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며 2017년 1월 퇴임 이후 가장 강도 높게 트럼프를 비판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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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트럼프에 작심 비판…“투표로 민주주의 지키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찬조연설에서, 2017년 1월 퇴임 이후 가장 강도 높게 트럼프를 공격했다. 그는 “트럼프는 대통령직을 리얼리티쇼가 아닌 다른 것으로 대하는 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리얼리티쇼 <어프렌티스>를 진행했던 트럼프가 대통령직을 쇼처럼 활용했다는 지적이다. 오바마는 “트럼프는 그 일을 감당하지 못 했다. 그럴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한 인명 피해, 미국의 평판 추락, 민주주의 제도 위기 등을 언급했다. 오바마는 “그들이 당신의 힘을 빼앗게 두지 마라. 당신의 민주주의를 빼앗게 하지 마라”며 투표를 촉구했다. 그가 연설 장소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미국독립혁명박물관으로 택한 것도 민주주의의 위기를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19일 뉴욕의 자택에서 한 연설에서 “지난 4년 간 사람들은 ‘트럼프가 얼마나 위험한 사람인지 몰랐어’, ‘되돌아가서 다시 하고 싶어’, 심지어 ‘투표를 했어야 하는데’라고 내게 말했다”고 얘기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19일 뉴욕의 자택에서 한 연설에서 “지난 4년 간 사람들은 ‘트럼프가 얼마나 위험한 사람인지 몰랐어’, ‘되돌아가서 다시 하고 싶어’, 심지어 ‘투표를 했어야 하는데’라고 내게 말했다”고 얘기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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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 “또다시 후회하는 선거 돼선 안 돼”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패배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뉴욕의 자택에서 연설했다. 그는 “지난 4년 간 사람들은 ‘트럼프가 얼마나 위험한 사람인지 몰랐어’, ‘되돌아가서 다시 하고 싶어’, 심지어 ‘투표를 했어야 하는데’라고 내게 말했다”며 “이번에는 또 하나의 ‘할 걸, 할 수 있었는데, 해야 했는데’ 선거가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클린턴은 “바이든과 해리스는 (나처럼) 전국 투표에서 300만표를 이기고도 (선거인단에서) 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라”며 “트럼프가 승리를 훔쳐가지 않도록 압도적 (득표) 숫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전당대회에는 여성 부통령 후보 지명에 힘을 실으려는 듯 클린턴 외에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 등 많은 여성들이 지지 연설에 나섰다. 2011년 머리에 총상을 입고도 살아난 게이브리얼 기퍼즈 전 하원의원, 이민자의 딸로 오바마 행정부에서 일한 힐다 솔리스 전 노동부 장관도 마이크를 잡았다. 민주당은 20일 밤 바이든의 후보 수락 연설을 끝으로 나흘간의 전당대회를 마무리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각)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동안 거의 실시간으로 분노의 트위트를 올렸다. 트럼프 트위터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각)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동안 거의 실시간으로 분노의 트위트를 올렸다. 트럼프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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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분노의 트위트 날린 트럼프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동안 거의 실시간으로 분노의 트위트를 올렸다. 그는 오바마를 겨냥해 근거 없이 “그는 내 선거캠프를 염탐했고, 들켰다!”고 썼다. 또 “그는 왜 그것(경선)이 끝날 때까지 ‘졸린 조’를 지지하기를 거부했나, 그때조차 너무 늦었나? 그는 왜 바이든을 출마 못 하게 하려 했나?”라고 적었다. 그는 이들 문장을 모두 대문자로 썼다. 트럼프는 해리스를 향해서도 “하지만 그녀는 그(바이든)를 인종주의자라고 부르지 않았나? 그를 무능하다고 말하지 않았나?”라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20일 밤 9시에 <폭스뉴스>에 출연할 예정이다. 바이든의 후보 수락 연설 직전에 김 빼기를 하려는 것이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jay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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