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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폭력시위=테러’ 전략 먹혔나…트럼프, 바이든 바짝 추격

등록 2020-09-02 17:45수정 2020-09-03 02:42

커노샤 방문해 시위대 폭력성 비난
‘법과 질서’ 강조하며 경찰은 옹호
보수 백인층 중심 지지율 상승
5개 경합주 평균 격차 단 2.6%P

“시위 폭력 계속되면 트럼프 승리”
반인종주의 시위가 대선 변수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1일 위스콘신주 커노샤를 방문해 최근 경찰의 흑인 시민 총격 사건이 촉발한 인종차별 항의 시위로 훼손된 지역을 돌아본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커노샤/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가운데)이 1일 위스콘신주 커노샤를 방문해 최근 경찰의 흑인 시민 총격 사건이 촉발한 인종차별 항의 시위로 훼손된 지역을 돌아본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커노샤/AP 연합뉴스

경찰의 인종주의적 법집행에 항의하며 계속되고 있는 시위가 이번 미국 대선에서 결정적인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에 수반되는 폭력 사태를 대선 쟁점으로 부각시키면서, 보수층도 트럼프 주위로 결집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경찰의 인종차별적 법집행에 항의하는 중심지로 떠오른 위스콘신주 커노샤를 1일 방문해, 시위대의 폭력성을 비난하며 엄격한 ‘법과 질서’를 강조했다. 커노샤에서는 지난달 23일 아들 셋이 보는 가운데 경찰에 의해 7발이나 총기로 피격당한 흑인 제이컵 블레이크 사건 이후 시위가 계속되며 폭력사태로 번졌다.

트럼프는 이날 윌리엄 바 법무장관과 채드 울프 국토안보장관을 대동한 채, 커노샤의 한 고등학교에서 이 지역 각계 유지들과 만났다. 트럼프는 “폭력적인 무리”들이 적어도 25개 사업체에 피해를 주거나 건물을 파괴했고, 공공건물을 방화하고 경찰관에게 벽돌을 던졌다며, “이것은 평화적 시위 행동들이 아니고, 정말로 국내 테러”라고 비난했다. 반면 경찰에 대해서는 “여러분이 한 일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정말 고무적인 것”이라고 치하했다.

그는 특히 지난 5월말 반인종주의 시위를 촉발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과 관련해서도, 생사가 걸린 순간적인 판단에 따른 “엄청난 압력” 하에서 “목을 졸랐다”며 경찰의 행태를 감쌌다. 전날 <폭스 뉴스>와 한 회견에서는 경찰이 피의자 목을 조르는 사건들을 “골퍼가 중요한 퍼팅에 대한 압력으로 실수를 하는 것”에 비교했다.

그는 커노샤 시장과 위스콘신 주지사의 반대에도 방문을 강행했다. 경찰 총격을 당한 블레이크나 그의 가족은 만나지 않았고, 블레이크 어머니의 목사와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가 방문하자, 커노샤에서는 트럼프 찬반 시위가 나란히 벌어졌다.

트럼프는 이 방문을 통해 폭력 사태를 부각해 지지층을 결집시키려는 의도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커노샤에서는 지난 25일 17살 백인 소년이 시위대에 반자동 소총을 발사해 2명이 숨지는 등 대결이 격화됐다.

반인종주의 시위에 폭력 사태가 수반되는 상황에서, 트럼프가 ‘법과 질서’를 쟁점으로 삼자 보수적인 백인층을 중심으로 트럼프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 전국 여론조사를 종합하는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의 트럼프 대 바이든 여론조사 평균치를 보면, 8월31일 현재 트럼프는 43.4%, 바이든은 49.6%로 지지율 격차는 6.2%포인트로 좁혀졌다. 양쪽 지지율 격차는 트럼프 40.9%, 바이든 51.1%를 기록한 지난 6월21일 이후 추세적으로 좁혀지고 있다.

이번 대선의 승패를 가를 경합주에서는 두 후보의 격차가 더욱 좁혀졌다. 리얼 클리어 폴리틱스가 위스콘신·노스캐롤라이나·플로리다·펜실베이니아·미시간·애리조나 5개 경합주 평균 지지율을 분석해 보니, 2일 현재 바이든 48.0%, 트럼프 45.4%로 격차가 2.6%포인트에 불과했다.

대선이 다가오면서 전국적인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고, 특히 경합주에서 박빙으로 다가가는 양상은 2016년 힐러리 클린턴과 트럼프가 맞붙은 대선과 비슷하다. 당시 트럼프가 경합주에서 모두 승리하며 당선됐다.

반인종주의 시위에서 폭력 사태가 계속된다면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월가의 분석도 나오고 있다. 투자은행 ‘제이피모건 체이스’의 전략분석가 마르코 콜라노비치는 1일 시위 폭력 사태에 대한 여론의 영향을 언급하며 “투자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다는 쪽으로 투자 포지션을 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블룸버그 뉴스>가 전했다.

그는 과거의 연구에 입각해, 시위에 대한 인식이 평화에서 폭력으로 바뀐다면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5~10%의 지지율이 이동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그는 여론조사에서 부정확한 답변을 하는 사람들 때문에 바이든에게 5~6% 유리한 쪽으로 결과가 왜곡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 이후 주식 상승세, 그리고 코로나19 사태 직후 증시 활황세 등을 예측한 바 있다. 그는 대선의 중요한 추동 요인은 코로나19 사태인데,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그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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