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 위치한 모건스테이트 대학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26일(현지시각) 사전투표를 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볼티모어/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대선에서 ‘Z세대’(1997년생부터 이후 출생 세대)라고 불리는 젊은층 유권자들이 대거 투표에 나서고 있다. 미국 전체 유권자 10명 중 1명 꼴을 차지하는 이들 Z세대는 ‘젊은층은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통념을 깨고 ‘기후변화’ 및 ‘인종차별’ 문제 등 현안에 분명한 입장을 표명하며 이번 대선에서 첫 투표권 행사에 나서면서, 무시할 수 없는 목소리로 떠오르고 있다.
학술연구단체인 ‘시민교육참여 정보연구센터’(CIRCLE)의 분석 결과, 지난 21일까지 Z세대를 포함한 18~29살 유권자 300만명 이상이 사전투표(우편투표 포함)에 참여했다고 문화 매체 <데이즈드>가 26일 보도했다.
특히 이번 대선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플로리다주에선, 18~29살 유권자 25만7720명이 사전투표에 참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대선(4만4천명) 때보다 무려 5배나 증가한 수치다. 플로리다를 비롯해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등 주요 경합주에서도 젊은층 투표 참여율이 높아지면서, 이미 몇 개 주에선 이들이 던진 표 수가 2016년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의 득표 격차를 넘어섰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이들 세대에, 한 세대 위 격인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까지 합치면, 젊은층 유권자들은 ‘베이비부머 세대’(1946~1965년생)를 능가하는 강력한 유권자층으로 부상하게 된다. 미국진보센터에 따르면,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를 합친 ‘주머세대’(이들 세대가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 ‘줌’을 많이 사용하게 되면서 붙여진 말)가 전체 유권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8%로, 베이비부머 세대(28%)보다 훨씬 크다.
이런 가운데, 이들 젊은층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보다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쪽에 더 많은 표를 보태고 있다는 조사 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는 여론조사기관 ‘서베이 몽키’와 지난 6월부터 지난 21일까지 전국의 18~34살 사이 유권자 64만328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트럼프가 앞서고 있는 곳으로 나온 곳은 와이오밍과 사우스다코타 등 단 5개 주밖에 없었다고 지난 22일 보도했다. 5곳에는 주요 경합주는 단 한 곳도 포함돼 있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전통적 공화당 강세지역으로 꼽혔던 텍사스(바이든 59% 대 트럼프 40%)와 조지아(60% 대 39%), 사우스캐롤라이나(56% 대 43%)에서도 젊은층 유권자들은 압도적 우세로 바이든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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