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진보성향의 자유당 정부가 패퇴, 12년만에 보수당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졌다.
23일 실시된 39대 캐나다 연방하원선거 중간 개표결과 스티븐 하퍼가 이끄는 보수당이 총 308석 중 121∼125석을 차지, 100석 안팎의 집권 자유당을 누르고 승리할 것이 확실시된다.
또 제3당인 분리주의 퀘벡당은 49∼50석, 좌파 신민당(NDP)은 28∼30석을 각각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보수당은 특히 자유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온타리오주에서도 상당한 의석을 확보, 자유당의 몰락을 재촉했다.
연방하원 308개 선거구 중 106개 선거구가 있는 온타리오주에서 자유당은 75석에서 46석으로 급감했고, 보수당은 24석에서 37석으로 약진할 것으로 예상됐다.
퀘벡주는 퀘벡당이 75곳 선거구 중 50곳 안팎을 휩쓸 것으로 예상됐고, 자유당은 21석에서 11석으로 준 반면 지난해 의석을 내지 못한 보수당은 8명이 당선될 것으로 관측됐다.
유권자 득표율로도 보수당이 전체의 36%, 자유당이 30%, 신민당이 17%, 퀘벡당이 10% 정도를 각각 차지할 것으로 예상돼 보수당이 명실상부한 승리를 거두었다.
2000년 이후 세번째로 18개월만에 실시된 총선에서 이처럼 보수당이 압승한 것은 자유당이 집권기간 내내 각종 스캔들에 연루됐고, 특히 지난 2003년 폴 마틴 총리가 집권한 이후 터진 뇌물 스캔들이 결정타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이라크 파병과 미국이 추진중인 미사일방어체제(MD) 협력문제를 놓고 우방인 미국, 특히 조지 부시 대통령과 잦은 갈등을 빚음으로써 캐나다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준 것도 패배의 한 이유로 풀이된다. 현지 언론들은 스티븐 하퍼 보수당 당수가 이번 선거과정에서 이 점을 집중 부각시킨게 주효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하퍼 당수는 유권자들에게 세금 감면과 범죄 단속, 국방비 지출 강화, 연방정부 권력의 점진적 지방이양, 미국과 갈등 해소 등을 내세우며 정권교체를 호소했었다. 게다가 지난 2003년 캐나다의 두 우파 정당간 분쟁을 종식하고 보수당을 창당, 보수세력을 결집한 것이 집권의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어쨌든 진보성향의 자유당 정권이 몰락함으로써 캐나다는 앞으로 보수색채가 강한 정책을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전통적으로 중도좌파의 정치성향을 보여온 캐나다가 미 공화당과 유사한 '우향우 노선'으로 전환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보수적인 미국 공화당과 일부 언론들이 캐나다 총선 결과에 큰 기대감을 표시하고 나선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뉴욕 타임스는 "캐나다 유권자들이 현 집권세력을 몰아내고 보수당을 선택했다"면서 "보수당 승리는 캐나다 정치에 큰 전환을 가져올 것이며 부시 정부와의 긴장관계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캐나다가 우측으로 이동했다"면서 "하퍼 당수는 미 공화당과 너무 밀착돼 있다는 마틴 총리의 비난을 잘 피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보수당이 이번에 과반수 확보에는 실패함으로써 종전의 여소야대 정국이 이어지게 됐다. 이는 경우에 따라 또 한차례의 선거를 치러야 하는 불안한 정국이 계속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실제 캐나다와 미국의 일부 진보 언론들은 "보수당이 내세우는 공약의 상당부분이 실현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보수당이 부패 스캔들로 자멸한 자유당의 반사이익을 봤을 뿐 자력으로 집권한게 아닌만큼 '소수 정권'이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인 셈이다. 이 때문에 캐나다 정치지형의 대개편을 예고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보수당 집권으로 자유당의 체제 개편과 진보성향 정치인들이 헤쳐모여식 정계개편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미 마틴 총리는 선거패배가 확실시되자 자유당 당수직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 이를 두고 캐나다 정치권, 특히 야권의 대개편에 신호탄이 오른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계개편 여부와 상관없이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신민당과 퀘벡당 등 소수정당들의 발언권이 강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들 소수정당은 보수당과 자유당의 양대축 사이에서 사안별로 '등거리 정책'을 유지함으로써 확실한 '캐스팅 보트'를 행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워싱턴 포스트도 "하퍼가 소수당의 협력을 구하는 과정에서 세금 감면 등 그가 내세워온 사회보장 프로그램을 수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하퍼를 선장으로 한 보수 '캐나다호'가 앞으로 닥쳐올 격랑에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벌써부터 국내외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조복래 특파원 cbr@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게다가 이라크 파병과 미국이 추진중인 미사일방어체제(MD) 협력문제를 놓고 우방인 미국, 특히 조지 부시 대통령과 잦은 갈등을 빚음으로써 캐나다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준 것도 패배의 한 이유로 풀이된다. 현지 언론들은 스티븐 하퍼 보수당 당수가 이번 선거과정에서 이 점을 집중 부각시킨게 주효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하퍼 당수는 유권자들에게 세금 감면과 범죄 단속, 국방비 지출 강화, 연방정부 권력의 점진적 지방이양, 미국과 갈등 해소 등을 내세우며 정권교체를 호소했었다. 게다가 지난 2003년 캐나다의 두 우파 정당간 분쟁을 종식하고 보수당을 창당, 보수세력을 결집한 것이 집권의 원동력이 됐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어쨌든 진보성향의 자유당 정권이 몰락함으로써 캐나다는 앞으로 보수색채가 강한 정책을 내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전통적으로 중도좌파의 정치성향을 보여온 캐나다가 미 공화당과 유사한 '우향우 노선'으로 전환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보수적인 미국 공화당과 일부 언론들이 캐나다 총선 결과에 큰 기대감을 표시하고 나선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뉴욕 타임스는 "캐나다 유권자들이 현 집권세력을 몰아내고 보수당을 선택했다"면서 "보수당 승리는 캐나다 정치에 큰 전환을 가져올 것이며 부시 정부와의 긴장관계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캐나다가 우측으로 이동했다"면서 "하퍼 당수는 미 공화당과 너무 밀착돼 있다는 마틴 총리의 비난을 잘 피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보수당이 이번에 과반수 확보에는 실패함으로써 종전의 여소야대 정국이 이어지게 됐다. 이는 경우에 따라 또 한차례의 선거를 치러야 하는 불안한 정국이 계속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실제 캐나다와 미국의 일부 진보 언론들은 "보수당이 내세우는 공약의 상당부분이 실현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비판하고 있다. 보수당이 부패 스캔들로 자멸한 자유당의 반사이익을 봤을 뿐 자력으로 집권한게 아닌만큼 '소수 정권'이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인 셈이다. 이 때문에 캐나다 정치지형의 대개편을 예고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보수당 집권으로 자유당의 체제 개편과 진보성향 정치인들이 헤쳐모여식 정계개편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미 마틴 총리는 선거패배가 확실시되자 자유당 당수직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 이를 두고 캐나다 정치권, 특히 야권의 대개편에 신호탄이 오른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계개편 여부와 상관없이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신민당과 퀘벡당 등 소수정당들의 발언권이 강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이들 소수정당은 보수당과 자유당의 양대축 사이에서 사안별로 '등거리 정책'을 유지함으로써 확실한 '캐스팅 보트'를 행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워싱턴 포스트도 "하퍼가 소수당의 협력을 구하는 과정에서 세금 감면 등 그가 내세워온 사회보장 프로그램을 수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하퍼를 선장으로 한 보수 '캐나다호'가 앞으로 닥쳐올 격랑에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벌써부터 국내외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조복래 특파원 cbr@yna.co.kr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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