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한인타운에서 반아시안 인종차별과 증오범죄 근절을 촉구하는 ‘전국 행동의 날’ 시위가 열렸다. 로스앤젤레스/이철호 통신원
두 아시아계 할머니가 지난 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거리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낯선 남자의 칼에 찔렸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경찰은 용의자를 붙잡아 아시아인 증오 범죄일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 중이다.
목격자에 따르면, 한 남자가 ‘마켓 거리’(Market Street)를 걸어와 “꽤 큰 칼”로 두 아시아계 할머니를 찌르고 사라졌다. 주변의 꽃가게 주인은 범인이 범행 후 “아무 일도 없었던 듯, 마치 일요일 아침인 것처럼 걸어갔다”고 말했다.
피해자는 63살과 84살 할머니로 모두 병원에 입원해 치료받고 있다. 84살 할머니는 한때 생명이 위태로웠으나 지금은 위험한 고비를 넘긴 상황이라고 경찰이 말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두 시간 만에 패트릭 톰슨(54)을 용의자로 체포했다.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경찰은 아시아계 혐오 범죄인지 여부 등을 놓고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묻지마’ 폭행 범죄가 번지고 있다.
메릴랜드주 볼티모어에서는 지난 2일 밤 주류 매장을 운영하는 한국계 자매가 벽돌을 들고 침입한 남성에게 폭행을 당했다. 현장의 시시티브이(CCTV) 영상을 보면, 가게 문을 닫으려는 순간 남성이 뛰어들어 자매 중 한명을 바닥에 쓰러뜨린 뒤 벽돌 등으로 때렸고 다른 자매가 급히 나와 말렸으나 폭행을 멈추지 않았다.
자매 중 한명은 머리 부위를 25바늘 이상 꿰맸으며 다른 한명도 병원 치료를 받았다. 경찰은 용의자를 긴급체포해 가중 폭행 혐의로 기소한 상태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