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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환경보호주의자 부시?

등록 2006-02-02 19:29

“대체에너지 개발로 석유중독 극복하겠다”
“구체적 대안 없이 기술개발만 강조” 부정적 시각
대체에너지 사용을 높여 미국의 “석유 중독증”을 극복하겠다는 부시 대통령의 새해 국정연설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1일 또다시 2025년까지 중동산 원유 수입을 75% 이상 줄이겠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일단 6년 안에 곡물과 사탕수수 등에서 추출한 에탄올 자동차 연료를 실용화하고 내년도 예산에서 대체에너지 기술개발 자금을 22% 늘리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부시 대통령이 “기술개발”만 강조한 데 대해 회의적이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려면 자동차 배기가스 감축 의무화, 연비 개선, 에너지 절약 등이 중요한데도 부시 대통령은 이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현재 전세계 5억대 차량 중 2억2천만대가 미국에 있는 상황이다.

부시 대통령의 이번 구상은 미국이 교토의정서 비준을 거부하면서 오스트레일리아·일본·한국·중국·인도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아태기후변화협약 파트너십’의 내용을 사실상 되풀이한 것이다. 이들 6개국은 지난달 시드니에서 열린 각료회의에서 “청정에너지 기술개발을 통해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하기”로 하고 대체에너지 기술개발 태스크포스 구성에 합의했다.

‘중동산 원유수입의 75%를 줄인다’해도 실제 원유수입량 감소는 15% 이하에 불과하는 지적도 있다. 현재 미국에 원유를 공급하는 3대 공급처는 베네수엘라, 캐나다, 나이지리아이며 중동산 비중은 20% 정도이기 때문이다. 석유수출국기구 관계자는 <파이낸셜타임스>에 “좋건 싫건 중동 석유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미국의 현실”이라면서 “부시 구상에 코멘트할 필요조차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이 밝힌 대체에너지 연구개발 투자 비용도 미 연방예산에 비해 너무 적다는 목소리도 있다. 현재 에탄올 연구 예산은 한해 5900만달러, 청정석탄기술 연구 예산은 5400만달러로 내년에 22%를 늘리더라도 2000년 수준과 비슷해질 뿐이라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또 브라질이 막대한 사탕수수 생산량을 바탕으로 20년 넘게 국가적 노력을 한 끝에 국내 소비 휘발유에 25% 가량 에탄올을 섞어 쓰고 있지만, 미국의 차량연료 소비량을 어느 정도라도 충당하려면 브라질보다 2배 이상의 수확을 올려야 하는 등 난제가 많아 6년 안에 실용화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비비시> 등은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유가가 치솟을 때마다 “외국 석유 의존”을 탄식하고 여러 방안을 내놓았지만 실제로는 미국의 원유 수입은 계속 늘어 왔다며, 부시 대통령의 이번 구상도 여론무마용 성격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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