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0일 페루 이퀴토스의 산후안바우티스타 공동묘지에서 누군가 땅을 파 묘지를 만들고 있다. 이퀴토스/AP 연합뉴스
페루가 코로나19 사망자 집계를 대폭 수정해, 기존보다 2.6배 늘어났다. 페루가 인구대비 사망자 수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나라가 됐다.
페루 정부는 31일(현지시각)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를 전문가 패널의 권고에 따라 기존의 6만9342명에서 18만0764명으로 정정한다고 밝혔다. 이번 정정으로 페루는 인구 100만명당 코로나19 사망자가 5484명으로 늘어나며 세계 최다가 됐다고 <아에프페>(AFP)가 보도했다. 그 이전까지 인구대비 사망자 수 최다 국가는 헝가리로 인구 100만명당 3077명이었다.
또 전체 사망자 수에서도 페루는 미국과 브라질, 인도, 멕시코에 이어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은 나라가 됐다. 인구 3300만명인 페루에서는 지금까지 190만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으나, 환자 치료에 필요한 병실과 산소호흡기 등 의료장비가 크게 부족해 고통을 겪고 있다. 백신을 1회 이상 맞은 인구도 성인의 5%에 그치고 있다.
페루의 비올레타 베르뮤데스 총리는 이날 회견에서 “수정된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우리의 임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망자 수 정정은 집계 기준을 바꿨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소집된 전문가 패널은 최근 보고서에서 기존 집계 방식이 “코로나19 사망자 수의 과소대표”를 낳고 있다며 기존에 코로나 양성반응이 확진된 사망자로 한정했던 기준을 역학적으로 감염됐을 개연성이 큰 사망자까지 확대하도록 권고했다.
이번에 정정된 사망자 집계는 그동안 전문가들이 집계해온 페루의 초과사망자 추계와 부합한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초과사망자 수치는 코로나19 이전의 평균 사망률과 이후의 사망률을 비교해 구한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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