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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페루 대선, 좌파 카스티요 ‘당선 유력’…후지모리 재검표 요구

등록 2021-06-11 08:56수정 2021-06-12 02:38

개표 99.3% 진행…50.2% 득표
중남미 지도자들 속속 축하 전해

불법 정치자금 받았던 후지모리
패배땐 곧바로 감옥갈 가능성 커
투표소 800곳 결과 무효화 요구
최종 선거 결과 발표 미뤄질 듯
페루의 좌파 성향 대선 후보인 자유페루당 페드로 카스티요(51) 후보의 승리가 유력해진 10일(현지시각), 카스티요 후보가 리마에 있는 당사 발코니에 나와 환하게 웃으며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리마/AFP 연합뉴스
페루의 좌파 성향 대선 후보인 자유페루당 페드로 카스티요(51) 후보의 승리가 유력해진 10일(현지시각), 카스티요 후보가 리마에 있는 당사 발코니에 나와 환하게 웃으며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리마/AFP 연합뉴스
페루 대통령 선거에서 사회주의 성향인 페드로 카스티요(51) 후보의 승리가 유력해지고 있다.

자유 페루당의 카스티요는 페루 대선 결선 투표의 개표가 99.3% 진행된 상황에서 50.2%를 얻어, 국민권력당의 게이코 후지모리(45) 후보(49.8%)를 0.4%포인트 앞서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들이 1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전체 유권자 2500만여 표 중에서 약 7만 표 남짓한 근소한 차이지만, 뒤집히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후지모리가 “개표 과정이 의심스럽다”며 일부 무효화 및 재검표를 요구하고 나서, 최종 선거결과 발표가 미뤄지고 있다. 후지모리는 지난 9일 페루 선관위에 투표소 800곳 20만여 표의 개표 결과에 대해 무효화를 요구했으며, 선관위가 이를 심리하는 데는 열흘 정도 걸릴 것이라고 <아에프페>(AFP)가 전망했다. 후지모리는 또 다른 투표소의 30만표에 대해 재검표를 요구했다. 후지모리는 트위터에 “우리는 마지막까지 수백만 페루인의 합법적 권리를 지킬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에 대해 카스티요의 자유페루당은 “투·개표 과정에서 의심스러운 행위는 없었다”고 반박했다. 독립적인 선거감시 단체들도 대체로 선거가 깨끗하게 진행됐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선거관리 당국이 투·개표 부정 의혹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허용되어야 한다며 에둘러 후지모리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적법하게 선출된 후보와 일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페루 주변 라틴 아메리카 여러 나라에서는 카스티요 당선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아르헨티나 대통령 알프레도 페르난데스는 트위터에 카스티요를 가리켜 “대통령 당선인”이라고 표현하며 곧 만나 라틴 아메리카의 이익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페루 정부는 성명을 내어 최종 결과가 발표되기 전 페르난데스 대통령의 코멘트가 나온 것과 관련해 “항의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은 “페루의 선거결과는 우리 라틴 아메리카 대중투쟁의 전진을 상징한다”고 당선을 기정사실화했고, 볼리비아의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카스티요를 “영혼의 형제이며 투쟁 동지”로 부르며 “승리”를 축하한다고 밝혔다.

이번 선거의 격차 0.4%는 박빙의 차이지만, 지난 2016년 대선에서 후지모리가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후보에게 졌을 때의 격차 0.24%보다는 크다. 그럼에도 후지모리가 2016년 대선 당시 패배를 순순히 인정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 강력히 이의를 제기하고 나선 것은, 대선 패배가 확정되면 후지모리는 곧바로 감옥에 갈 수 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후지모리는 브라질 건설업체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1년 넘게 구속됐다가 이번 대선을 앞두고 보석으로 풀려났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실패하면 대통령 재임기간 누릴 면책 특권의 혜택을 받지 못 하고 곧바로 수감될 우려가 크다. 실제 검찰은 10일 담당 재판관에게 “후지모리가 관련 사건 증인과의 만남을 금지한 보석 조건을 어긴 혐의가 있다”며 즉각적인 보석 취소를 요청했다. 검찰은 그동안 재판이 진행되면 부패 혐의를 받는 후지모리에게 30년 이상의 형을 구형하겠다고 밝혀왔다.

빈농의 아들로 태어난 교사 출신인 정치신인 카스티요는 내륙 안데스 산간의 빈농과 광산지역 노동자 등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독재자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장녀인 후지모리는 이번 세 번째 대선 도전에서 주로 리마 등 태평양 연안의 도시민과 부유층의 지지를 받았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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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숨에 1위’ 안데스 빈농의 아들, 불평등 그늘 지울까

https://www.hani.co.kr/arti/international/america/998232.html

페드로 카스티요 후보의 지지자들이 10일 리마에 있는 자유페루당 당사 앞에서 그를 묘사한 꼭두각시를 들고 ‘대선 승리’를 외치고 있다. 리마/AFP 연합뉴스
페드로 카스티요 후보의 지지자들이 10일 리마에 있는 자유페루당 당사 앞에서 그를 묘사한 꼭두각시를 들고 ‘대선 승리’를 외치고 있다. 리마/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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