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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란-이스라엘 상호 비방전…‘이스라엘 유조선 피격’ 갈등 고조

등록 2021-08-02 11:24수정 2021-08-02 11:37

나프탈리 베넷 이스라엘 총리가 1일(현지시각) 각료회의에 참석해 귀엣말을 듣고 있다. 예루살렘/EPA 연합뉴스
나프탈리 베넷 이스라엘 총리가 1일(현지시각) 각료회의에 참석해 귀엣말을 듣고 있다. 예루살렘/EPA 연합뉴스

지난달 오만 인근 해상에서 유조선이 피격된 사건을 둘러싸고 이란과 이스라엘이 상호 비방전에 나서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그동안 이란과 이스라엘이 서로 상대방과 관련된 민간 선박을 공격해왔던 갈등의 연장선이어서, 추가적인 상호 보복이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1일(현지시각) 각료회의에서 “이란이 유조선을 공격한 것이 절대적으로 분명하다”고 말했다고 <아에프페>(AFP)가 보도했다. 그는 “이에 대한 정보 증거가 있다”며 “이란이 이번에 엄청난 실수를 저질렀음을 국제사회가 명확하게 알려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우리는 이란에 우리 방식대로 메시지를 보내는 방법을 안다”고 사실상 보복공격 의사를 내비쳤다.

이에 대해 이란의 외교부 대변인 사에드 카티브자데흐는 이스라엘은 “근거없는 주장을 멈춰야 한다”고 맞섰다. 그는 “시오니스트들은 언제나 폭력과 불안을 퍼뜨린다”며 “이란은 국익과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해 한순간도 망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오만 인근 해상에서 유조선 ‘머서 스트리트’가 무인기(UAV·드론)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을 받아 영국인 1명과 루마니아인 1명이 숨졌다. 당시 유조선은 탄자니아를 출발해 아랍 에미리트에 도착할 예정이었고 기름은 싣지 않고 있었다.

머서 스트리트는 일본 기업의 소유로 이스라엘 부호 에얄 오퍼의 해운사 조디악 해양이 운영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은 이란의 소행이라고 비난하며 이스라엘을 거들었다. 앤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가용한 정보를 검토한 결과 우리는 이란이 이 사건을 저질렀다고 확신한다”며 “이 공격으로 무고한 두 사람이 숨졌고, 이 지역에서 점점 더 많이 이용되는 치명적 무기인 무인기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은 “어떻게 적절한 대응을 할지 우리 동맹국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도미니크 라브 영국 외교장관도 “이번 공격은 이란이 계획적이고 의도적인 것이며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두 나라의 지지를 환영했다.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외교장관은 블링컨 장관, 라브 장관과 통화했다고 밝히며 “이스라엘은 전 세계의 우리 동맹국과 대화하며 이란의 테러에 맞서기 위한 필요한 조처를 마련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이란과 이스라엘은 공해상에서 서로 상대방과 관련된 민간 선박을 공격해왔다. 이번 사건도 그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양안보정보업체 드라이어드 글로벌(Dryad Global)은 이번 사건이 지난 2월 이래 이스라엘과 연관된 선박에 대한 다섯 번째 공격이라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이스라엘의 소행으로 의심되는 이란 선박에 대한 공격도 여러 차례 있었다.

이란은 또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에 대한 공격도 감행하고 전문가도 여럿 숨지게 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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