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공군의 미라주와 라파엘 전투기가 9일 흑해 상공에서 보잉 KC-135 공중급유기로부터 연료를 받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 제공. 타스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미국에 이란 공격을 위해 필수적인 공중급유기의 판매 일정을 앞당겨 달라고 요구했다.
이스라엘의 베니 간츠 국방장관은 지난주 미국을 방문해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을 만나 미국의 신형 KC-46 공중급유기의 조속한 인도를 요청했다고 <뉴욕 타임스>가 14일 이스라엘 언론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3월 미국의 항공사 보잉에 KC-46 8대를 주문했다. 비용 24억 달러(2조8천억원)는 미국의 연례 이스라엘 군사지원에서 충당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중급유기는 이스라엘이 공언하는 이란 핵시설에 대한 공습에 필수적이다. 이스라엘 공군의 전투기는 비행 중 공중급유기로부터 재급유를 받지 않으면 이란 공습작전을 원활히 수행하고 돌아오기 어렵다. 이스라엘 공군은 보잉 707 기반의 공중급유기가 있으나 사용한 지 50년이 넘는 노후 기종이어서 작전 능력이 제한적이다.
그러나 미국은 이스라엘이 독단적으로 이란 공습을 감행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KC-46 조기 인도 요구에 대해서도 주문이 밀려 2024년 이전엔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미 공군은 인도 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군사력에 대응하기 위해 KC-46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대량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나탄즈 핵시설 등을 공습하려는 계획을 추진한 것은 오래된 일이다. 2008년엔 이스라엘의 에후드 올메르트 당시 총리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 벙커버스터 폭탄과 B-2 폭격기, 공중급유기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에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여러 차례 공습을 추진한 바 있으나, 미국의 강력한 반대로 뜻을 거뒀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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