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임시정부 수반이 지난 5월 25일 요르단강 서안 라말라에서 앤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연설을 들으며 안경을 고쳐 끼고 있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이 11년 만에 이스라엘을 찾아가 고위 관리와 회담했다.
아바스 수반은 28일 밤 텔아비브 근교의 베니 간츠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의 집을 방문했다고 <하레츠>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 8월 말 이후 넉 달 만이지만, 아바스 수반이 이스라엘을 찾아 고위 관리와 만난 것은 2010년 이후 11년 만이다.
아바스 수반과 간츠 장관은 이날 팔레스타인 주민과 이스라엘 이주민의 갈등과 충돌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회담 뒤 성명을 내어 “회담에서 합의한 대로 경제와 민간 분야의 신뢰 구축을 위한 조처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간츠 장관은 즉각 세금 징수분 송금, 팔레스타인 사업가들과 고위 관리들의 해외여행 허용,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 지구 거주 팔레스타인 주민의 거주자 지위승인 등 조처를 마련했다고 국방부가 덧붙였다.
이스라엘은 1990년대 체결한 임시 평화 협약에 따라 팔레스타인 임시정부를 대신해 관세 등을 징수하고, 팔레스타인 주민의 해외여행 증명서 발급과 거주자 등록 업무도 해왔다.
이번 회담은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방문 후 이뤄져 눈길을 끈다. 미국의 압력으로 양쪽이 최근 갈등과 폭력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번 만남이 이뤄졌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최근 몇 주 동안 요르단강 서안에서는 유대인 정착촌 주민과 팔레스타인 주민 사이에 폭력 사태가 이어져 왔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 대해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은 “이스라엘 안보에 위험한 양보”라며 반대의 뜻을 밝혔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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