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의 군부 실력자 아시미 고이타 중령이 지난해 8월 22일 말리의 수도 바마코에 있는 국방부 청사에서 서아프리카국가경제공동체(ECOWAS) 대표단을 만나고 있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아프리카 말리의 집권 군부가 돌연 민정 이양을 연기하자, 주변 15개 나라가 국경봉쇄와 경제제재에 나섰다.
서아프리카 15개 나라가 회원국인 ‘서아프리카국가경제공동체’(ECOWAS)는 9일(현지시각) 코뮈니케를 내어, 말리 군부의 민정이양 발표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런 조치를 밝혔다고 <시엔엔>(CNN)이 보도했다.
말리 군부는 지난 2020년 8월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한 뒤 18개월 안에 선거를 치러 정권을 민간정부에 넘기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최근 돌연 다음달로 예정된 선거를 2025년 12월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서아프리카국가경제공동체는 이번 코뮈니케에서 “말리의 불법적인 임시정부가 말리 국민을 볼모로 잡겠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라며 회원국들이 말리에 대한 제재의 즉각 효력 발생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제재에는 말리로 가는 육로 및 항공로 폐쇄, 비필수적인 금융거래 중지, 서아프리카국가경제공동체 국가의 상업은행에 있는 말리 자산 동결, 말리 주재 대사 소환 등이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서아프리카 국가들의 이런 단호한 태도는 주변 아프리카 국가에서 군부가 빈번하게 정변을 일으켜 합법적인 민간정부를 무너뜨리는 것에 대한 경각심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서부 및 중부 아프리카에서는 최근 18개월 동안 군부 쿠데타가 4차례 발생했다.
말리의 군부 실력자 아시미 고이타 중령은 대화를 통해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다음날인 10일 국영 텔레비전에 나와 “서아프리카국가경제공동체의 불법적이고 비인도적인 조처는 유감이지만, 말리는 컨센서스를 찾기 위한 대화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20년 8월 동료들과 함께 쿠데타를 일으켜 당시 부바카르 이브라힘 케이타 대통령을 몰아낸 뒤 지난해 5월 다시 두번째 쿠데타를 일으켜 임시 대통령을 축출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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