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72·사진) 전 이스라엘 총리가 부패혐의에도 불구하고 찰거머리처럼 집착하던 총리직에서 당분간 원천차단될 수 있을까?
네타냐후가 자신의 부패 혐의 재판을 끝낼 양형거래를 시도중이라고 <알자지라>가 이스라엘 언론들을 인용해 16일 보도했다. 이 양형거래가 타결되면, 그가 지금도 집요하게 매달리는 총리직 복귀는 당분간 불가능하게 될 수 있다.
네타냐후는 2019년에 기소된 수뢰 등 3개 혐의에 대해 그동안 주장하던 무죄 주장을 철회하고, 일부 유죄를 인정하고 실형을 피하는 양형거래를 협상중이라고 이스라엘 언론들은 전했다. 이 양형거래는 빠르면 이번 주 초에 타결될 수 있다고 그의 측근이 <에이피>(AP) 통신에 보도했다. 이 측근은 네타냐후가 아비차이 만델블리트 검찰총장과 양형거래를 협상중인데, 자신의 혐의 중 일부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그 대가로 실형을 피하고 봉사형으로 대체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양형거래 협상에서는 네타냐후의 총리직 추구가 장애로 등장했다. 네타냐후가 자신을 정계에서 활동하지 못하게 할 수 있는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형법에서는 ‘부도덕’ 구절이 들어간 혐의에 대해 유죄를 받으면 수년동안 정계에서 활동할 수 없게 된다.
모두 16년동안 총리를 지낸 네타냐후는 부패혐의에도 불구하고 총리직 유지를 위해 지난해 3차례의 총선을 치르면서 총리직에 집착했다. 네타냐후는 정부 구성에 실패해 결국 총리직에서 물러났으나, 제1야당 리쿠드당 지도자로 나프탈리 베네트 현 총리 정부를 무너뜨리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그의 양형거래 협상에 법치가 침해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닛잔 호로위츠 보건장관은 트위터에서 “민주주의의 기반에서 대중의 신뢰를 자신의 개인적 목적으로 파괴하려 했던 사람은 거래의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시위대들이 검찰총장의 관저 앞에 반대시위를 벌였다. 네타냐후가 검찰 쪽과 양형거래를 타결해도 법원에서 수용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