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이 19일 카불에서 폭탄테러로 다친 이를 옮기고 있다. 카불/AFP 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학교에 폭탄 테러가 두 차례 잇따라 적어도 6명이 숨지고 24명이 다쳤다.
폭탄 테러는 19일(현지시각) 이슬람 시아파인 하자라족이 모여 사는 카불의 ‘다시트 에 바르치’ 지역에서 발생했다. 이날 이 지역의 압둘 라힘 샤히드 학교 인근에는 시체 몇 구와 핏자국, 불탄 책과 학생 가방 등이 널려 있었다고 <아에프페>(AFP)가 보도했다.
테러 공격은 두 차례 이어졌다. 첫 폭발에 다쳐 병원에 후송된 학생 알리 얀은 “우리가 하교하려고 학교 후문을 나설 때 폭탄이 터졌다”고 말했다. 이 폭발로 다친 학생들이 병원으로 옮겨질 때 두 번째 폭발이 이뤄졌다. 학교 학생 사에드 라흐마툴라 하이다리는 “어떤 친구는 손을 잃었고, 어떤 친구는 피 칠갑을 했다”고 끔찍했던 상황을 전했다.
카불 경찰의 대변인 칼리드 자드란은 “학교 밖에서 사제 폭발물 두 발로 테러 공격을 해 6명이 숨졌다”며 “주변 영어센터에도 수류탄을 던져 한 명이 다쳤다”고 말했다.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이번 사건은 탈레반이 시민들, 특히 인종적 종교적 소수자 그룹을 보호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테러의 표적이 된 다시트 에 바르치 지역은 하자라족의 집단 거주지이다. 하자라족은 아프간 인구의 10~20%에 불과한 소수민족인 데다 종교적으로도 수니파가 주류인 아프간에서 소수인 시아파여서, 여러차례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의 표적이 되었다.
지난해 5월엔 다시트 에 바르치 지역의 학교에서 폭탄 3발이 터져 적어도 85명이 숨졌으나, 아직 배후가 밝혀지진 않았다. 2020년 10월엔 수니파인 이슬람국가(IS)가 이 지역의 교육센터를 테러 공격해 24명이 희생됐고, 같은 해 5월엔 병원 분만실을 급습해 25명을 살해했다.
탈레반은 집권 뒤 낭가하르주 등에서 이슬람국가 소탕 작전을 벌여 모두 제거했다고 주장했으나, 전문가들은 이들이 여전히 아프간 치안에 위험한 세력으로 남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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