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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스라엘 ‘무지개 연정’ 출범 1년만에 해체 선언

등록 2022-06-21 11:38수정 2022-06-22 02:45

‘반 네타냐후’ 외 공유 가치 없던 정부
3년만에 다섯번째 총선 치를 듯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왼쪽)과 야이르 라피드 외교부 장관이 20일 예루살렘에서 연정해체를 발표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왼쪽)과 야이르 라피드 외교부 장관이 20일 예루살렘에서 연정해체를 발표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이스라엘의 집권 ‘무지개 연정’이 출범 1년여 만에 해산하고 총선을 치른다.

연정을 이끌어온 나프랄리 베네트 총리는 20일(현지시각) 연정 파트너인 야이드 라피드 외교부 장관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이렇게 밝히며 “어려운 상황에 내린 올바른 결정”이라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베네트 총리는 다음주 크네세트(의회) 해산안을 제출해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의회 해산안이 통과되면 정부는 해체되며 조기 총선을 통해 새 정부가 구성될 때까지 라피드 외교부 장관이 임시 총리를 맡게 된다.

이스라엘은 이번에 총선을 치르게 되면 불과 3년여 만에 선거를 다섯번째 치르게 된다. 그동안 선거는 주로 벤야민 네타냐후 전 총리의 부패 혐의 등이 불거지면서 그의 총리직 수행이 적절한지를 둘러싸고 전개됐다.

지난해 6월 출범한 베네트 총리의 연정에는 요르단강 서안을 팔레스타인에 돌려주자는 비둘기파에서부터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에 반대하는 보수 강경파까지 모두 8개 군소정당이 참여하고 있어 ‘무지개 연정’이라 불렸다. 연정 참여자들 사이엔 ‘반 네타냐후’ 말고는 공유하는 가치가 거의 없어 애초부터 정치적 실험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의회 의석 120석 중 61석으로 어렵게 출범한 연정은 지난 4월 베네트 총리의 소속 정당인 야미나의 이디트 실만 의원이 연정 지지를 철회하면서 과반을 잃었고, 지난달엔 좌파 정당 메레츠의 리나위 조아비 의원이 라마단 기간에 유대인의 알아크사 사원 경내 진입을 허용한 것 등을 문제삼아 지지 철회에 합류했다.

결정적인 타격은 요르단강 서안의 이스라엘 정착민에 특별 법적 지위를 부여하는 ‘정착민법’의 연장 적용을 둘러싼 논란이었다. 이 법은 요르단강 서안에서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의 분리를 법적으로 뒷받침하는 기본법으로, 인권운동가들 사이에선 “아파르트헤이트”라고 비판받고 있다.

의회는 과거 55년간 그랬던 것처럼, 이달 초 법안 연장을 의결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보수 강경파 세력이 베네트 연정을 붕괴시키기 위해 반대표를 던졌고, 여기에 연정 내 일부 아랍계 의원들이 합세하면서 법안 연장이 부결됐고, 결국 연정은 해체 수순에 들어갔다. 의회가 해산되면 총선은 10월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정착민법은 정부가 붕괴되면 일몰 적용이 유예되고 효력이 유지된다고 <에이피>가 전했다.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네타냐후 전 총리는 연정 해체에 대해 이스라엘에 “엄청난 뉴스”라고 환영했다. 그는 “현 정부가 이스라엘 국민의 안전을 저버리고 테러 지지자와 협력했다”며 “이스라엘 국가를 다시 부흥시킬 필요가 있고 우리는 그럴 능력이 있다”고 재집권 야욕을 감추지 않았다. 실제 그의 보수 강경 리쿠드당은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그가 새로 구성될 의회에서 과반 의석을 확보해 정부를 구성할 수 있을지는 속단하기 어렵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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