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전 이스라엘 총리가 총선 하루 뒤인 2일 승리가 유력한 상황에서 예루살렘 리쿠드당 당사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을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1일 치러진 이스라엘 총선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의 우파 세력 승리가 유력하나, 안정적인 정부 구성은 난망한 상황이다. 벌써부터 내년 3월 총선 재실시 전망이 나온다.
이스라엘 선거관리위원회는 2일 오전 개표율 62.4% 집계 기준으로 네타냐후의 우파 블록은 전체 120석의 이스라엘 의회인 크네세트 의석 중 과반(61석)을 훌쩍 뛰어넘는 69석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앞서 1일 이스라엘 <채널13>, <채널12>, 공영방송 <칸>이 투표 종료 후 실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네타냐후 우파 연합은 61~62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스라엘 사상 최장수 총리 기록을 가진 네타냐후의 재집권이 유력한 상황이다. 네타냐후는 1996년 6월부터 1999년 7월까지 3년간 그리고 2009년 3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총리를 지내 총 15년 넘게 집권한 인물이다. 네타냐후는 2일 자신이 대표로 있는 리쿠드당의 예루살렘 당사에서 지지자들에게 “우리는 매우 큰 승리 직전에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하지만, 선거가 박빙이라서 이번 주말에나 끝나는 공식 선거 집계 때 다른 결과를 나을 수도 있다.
개표율 62.4% 기준 집계로 보면 네타냐후가 이끄는 우파 정당 리쿠드당은 33석, 극우 정당 연합인 ‘종교적 시오니즘’은 14석,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인 샤스는 12석, 보수 유대 정치연합인 토라유대주의연합(UTJ)은 10석을 각각 확보했다. 네타냐후의 연정 대상 세력 전부 극우 혹은 근본주의 유대교 세력들이다. 특히, ‘종교적 시오니즘’을 이끄는 극우 지도자 이타마르 벤-그비르는 팔레스타인 독립국가의 예정지인 요르단강 서안 지구의 완전한 합병, 아랍계 의원 축출 등 극단적인 팔레스타인 정책과 인종주의를 주장하고 있다.
향후 정부 구성에서 최대 변수는 아랍계 정당이다. 이스라엘 인구의 20%인 아랍계 주민을 대표하는 아랍계 정당은 전통적으로 정부 구성에 참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야이르 라피드 정부 구성 때 만수르 아바스 의원이 이끄는 라암 당이 야이르 라피드의 반네탸냐후 연정에 참여해, 네타냐후의 재집권을 막았다.
네타냐후의 우파 진영이 승리를 확정한다 해도 여론의 반발 등으로 안정적인 정부 구성은 어렵다. 이스라엘은 2019년 이후 5번이나 총선을 치렀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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