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전 이스라엘 총리가 2일(현지시각) 예루살렘에서 총선 출구조사 결과가 나온 뒤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예루살렘/AP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73) 이스라엘 전 총리가 이끄는 우파정당 연합이 총선 승리를 확정했다. 네타냐후 전 총리의 재집권이 확실해진 가운데 가자 지구에선 이스라엘을 겨냥한 로켓이 발사됐다.
3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1일 치러진 이스라엘 총선 개표 결과 의회 총 120석 가운데 우파정당 연합이 64석을 확보했다. 출구조사 결과(61∼62석 예상)보다도 높은 의석 수다. 네타냐후 전 총리가 소속된 리쿠르당은 이 가운데 절반인 32석을 가져갔다. 반 네타냐후 진영은 5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야이르 라피드 이스라엘 총리는 패배를 인정하며 “어떠한 정치적 고려보다 이스라엘 국가가 우선한다. 이스라엘과 이스라엘 국민들을 위해 네타냐후 전 총리의 성공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전 총리가 극단적 유대주의를 따르는 극우 정당과 연합해 승리를 거두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긴장감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극우정당 연합을 이끄는 이타마르 벤 그비르는 이스라엘 안팎에서 네타냐후의 승리를 이끈 ‘킹메이커’로 평가받고 있다. 벤 그비르가 이끄는 정당 오츠마 예후디트(유대인의 힘)는 유대인 신정국가를 만들어야 한다는 극단적 주장을 폈던 랍비 메이르 카하네의 사상을 따른다.
지난 선거 때만 해도 6석을 얻는 데 그쳤던 극우정당 연합은 이번에는 14석을 차지했다. <에이피>(AP) 통신은 “새로운 정부가 계획하는 의제들은 깊게 양분된 나라를 더욱 양극화하고 이스라엘의 가까운 동맹국들에게 적대감을 불러일으킬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네타냐후 전 총리의 선거 승리가 확정된 이후인 이날 오후 이스라엘군은 가자 지구의 무장세력이 이스라엘을 겨냥해 로켓이 발사됐다고 밝혔다. 로켓은 이스라엘군에 의해 요격됐다. 오전에는 팔레스타인 남성이 이스라엘 군인들을 향해 화염병을 던지다가 사살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벤 그비르는 새 정부에서 경찰장관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 하루 전날 네타냐후 전 총리는 벤 그비르가 유력한 경찰장관 후보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 역시 벤 그비르가 경찰장관 자리를 원한다고 전했다.
이번 선거로 인해 극우와 손을 잡은 네타냐후 전 총리가 복귀하게 되면서, 팔레스타인과 관계뿐 아니라 성소수자 정책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현지 언론 <하레츠>에 따르면, 리쿠르당은 동성애자 전환 치료 금지 등 기존 연정에서 진행된 관련 정책을 바꾸는 논의를 시작했다. 매체는 “이것이 최근 이뤄진 시민권의 이익을 후퇴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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