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각) 오만 해안에서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은 유조선 퍼시픽 지크론호의 과거 사진. 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인이 소유한 해운사의 유조선이 무인기(드론)의 공격을 받았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즉각 “이란의 소행”이라고 지목했지만, 이란은 반박했다.
16일 <에이피>(AP)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오만 해안을 지나던 유조선 ‘퍼시픽 지크론’이 폭탄을 실은 드론의 공격을 받았다. 이 유조선의 운영사인 이스턴퍼시픽시핑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이스라엘의 억만장자인 이단 오페르가 소유하고 있다.
당시 유조선은 4만2천톤의 기름을 싣고 아르헨티나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향하고 있었다. 회사에 따르면 선원들은 모두 안전하고, 부상자나 (기름 유출에 따른) 오염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회사는 “선체에 약간의 손상이 있지만 화물 유출이나 침수는 없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드론 공격이 이란의 소행이라고 지목하고 나섰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백악관은 이란이 드론으로 이번 공격을 실행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스라엘 관계자도 “이란의 공격이다. 이스라엘 정보기관과 국방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여기에 대한 공감대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공격에 사용된 드론이 이란이 러시아에 제공한 것과 같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다만 이란 쪽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이란은 지난해에도 오만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유조선 피격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바 있다. 당시 공격을 받았던 유조선도 이스라엘 재벌 소유 해운사의 배였으며, 이 사건으로 영국인과 루마니아인 1명씩이 숨졌다. 당시에도 이란은 자신들과는 관계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조해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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