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이 5일(현지시각)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전국 집행위원회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요하네스버그/AP 연합뉴스
남아프리카공화국 집권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라마포사 대통령은 탄핵 위기에서 벗어나 남은 임기를 채울 것으로 보인다.
폴 마샤틸레 아프리카민족회의 사무총장은 5일(현지시각) 아프리카민족회의 전국 집행위원회 회의 뒤 기자들에게 라마포사 대통령이 불법행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을 담은 보고서 채택을 반대하기로 했다며 “라마포사 대통령은 남아공 대통령과 아프리카민족회의 대표의 직책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결정이 나라의 이익과 안정을 가장 잘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의회에서 구성한 독립적 조사위원회는 라마포사 대통령이 지난 2020년 개인 농장에서 거액의 외화를 보관하고 있다가 도난당하고도 검은 돈이 드러날까 봐 이를 신고하지 않았다는 이른바 ‘농장 게이트’와 관련해, 라마포사 대통령이 심각하게 법을 위반했을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제출했다. 의회는 애초 6일 이 보고서의 채택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회의 일정을 13일로 한 주 늦췄다.
아프리카민족회의가 라마포사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기로 뜻을 정리함에 따라 라마포사 대통령이 탄핵당할 가능성은 낮아졌다. 국회에서 탄핵 절차를 개시하려면 과반의 찬성이 필요하고 탄핵안이 통과되려면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지만, 아프리카민족회의는 전체 의석 400석 가운데 230석을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라마포사 대통령도 5일 헌법재판소에 조사위원회의 보고서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법적으로 무효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보고서에 기초한 의회의 어떠한 결정도 효력이 없다는 사실도 인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