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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 사람 같은 건 없다”고? 이스라엘 ‘막말 장관’ 또 막말

등록 2023-03-21 14:46수정 2023-03-21 14:53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오른쪽)이 지난달 23일 예루살렘에서 각료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왼쪽)와 함께 가고 있다. AP 연합뉴스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오른쪽)이 지난달 23일 예루살렘에서 각료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왼쪽)와 함께 가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스라엘의 대표적 극우 장관이 또 다시 “팔레스타인 사람 같은 건 없다”고 막말을 해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베잘렐 스모트리치 이스라엘 재무장관은 19일 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전 시오니스트 활동가 추모행사에 참석해 “팔레스타인 정체성이란 건 없다. 왜냐하면 팔레스타인 사람이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아에프페>(AFP)가 보도했다. 스모트리치 장관은 성경의 “예언이 실현되기 시작했다”며 “2000년이 지나 신이 그의 사람을 모았고 이스라엘 사람들이 집으로 돌아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것을 좋아하지 않던 아랍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그들이 어떻게 했느냐”고 물은 뒤 “그들은 있지도 않은 사람들을 만들어내고 이스라엘 땅의 대한 있지도 않은 권리를 주장했다. 오직 시오니즘 운동에 대항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것은 “역사적 진실이며 성경의 진실”이라고도 말했다.

스모트리치 장관은 “팔레스타인 사람 같은 건 아예 없었다는 주장을 엘리제궁과 백악관은 물론, 이스라엘의 아랍계 주민과 ‘혼란스러운 유대인’ 모두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혼란스러운 유대인’이란 좌파 유권자를 말한다고 덧붙였다.

스모트리치 장관의 발언은 최근 격화하고 있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유혈 충돌에 기름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이날은 이스라엘 정부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표들이 이집트의 홍해 휴양도시에서 미국과 이집트, 요르단 대표들과 함께 만나 갈등 완화를 위한 방안을 협의하고 있던 날이어서, 더욱 논란이 됐다.

또 이날 스모트리치 장관이 연설한 연단이 1967년 이른바 ‘6일 전쟁’ 때 점령한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가자지구, 골란고원은 물론 요르단까지 모두 이스라엘 영토로 표시된 지도로 장식되어 있었던 것도 반발을 불렀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모하마드 슈타예 총리는 “현재 이스라엘 정부의 집권당을 지배하는 극단적이고 인종주의적 시오니스트 이데올로기의 포괄적 증거”라고 반발했다.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도 “이스라엘의 인종주의·파시스트 정책이 드러났다”며 “국제사회가 단호한 입장을 보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럽연합(EU)의 외교정책 대표 호세프 보렐은 “참을 수 없는 발언이고 잘못되고 위험한 발언이며 받아들일 수 없는 발언이다. 이미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생산적이지도 않다”며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이 이스라엘 국가는 없다고 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상상해 보라”고 되물었다.

요르단 외교부는 스모트리치 장관의 연단이 요르단을 이스라엘 영토로 표시된 지도로 장식된 점을 문제삼아 “극단적 인종주의이고 신중하지 못한 선동적 행위”, “국제규범과 1994년 맺은 평화협정 위반”이라고 반박하고, 요르단 주재 이스라엘 대사를 불러 강력히 항의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외교부는 곧바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스모트리치 장관의 발언에 대해선 입을 다문 채 “이스라엘은 요르단과 맺은 1994년 평화협정을 존중한다. 요르단 왕국의 영토적 완결성을 인정한다”고 해명했다.

스모트리치 장관은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에 반대해온 극우 정착촌 지도자로, 이미 과거에도 팔레스타인을 모욕하는 발언을 한 전력이 있다. 지난달에는 극우 이스라엘 정착촌 주민이 이스라엘 주민 살해에 대한 보복으로 요르단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 마을 하와라를 약탈했을 때 팔레스타인 마을을 “지워버려야 한다”고 동조하는 발언을 했다가 비난이 쇄도하자 발언을 철회하고 사과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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