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사람들이 17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무너진 건물 더미에 갇혀 있던 사람을 구조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이 국제기구의 가자지구 민간인 구호 활동을 허용하기로 합의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18일 이스라엘을 방문한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6일(현지시각)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난 뒤 기자회견에 나서 “미국과 이스라엘은 국제기구가 가자지구 민간인을 구호할 수 있는 계획을 만들기로 합의했다”며 “이는 가능한 한 빨리 가자지구로 구호물자가 흘러들어가기 위해 결정적”인 조처라고 설명했다. 또 “하마스가 인도주의적 지원을 막는다면 우리는 앞장서서 이를 비난하고 다시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일 무장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뒤 가자지구는 식량·전기 공급이 끊기는 등 이스라엘의 봉쇄 아래 놓여 있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방위군(IDF)의 가혹한 보복 폭격이 이어지면서 극한의 ‘인도적 위기’가 이어지는 중이다. 이날 합의는 유엔 등 국제기구의 민간인 구호 활동을 보장해 가자지구 위기와 관련한 국제적 비난 압력을 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블링컨 장관은 또 바이든 대통령이 18일 이스라엘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방문이 “이스라엘과의 연대를 분명히 하고 이스라엘 안보에 대한 굳건한 공약을 재확인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민간인 사상자를 최소화하고 하마스에 이익이 돌아가지 않는 방식으로 가자지구 민간인에 인도적 지원을 하면서 작전을 수행하는 방안에 대한 이스라엘의 설명을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하마스도 이날 성명을 내어 지난 24시간 동안 이뤄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적어도 254명이 숨지고 56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가자지구에 있는 팔레스타인 보건당국도 지난 열흘 동안 적어도 2778명이 숨지고 9938명이 다쳤다며, 이스라엘은 이 같은 “인종청소”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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