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각) 가자지구로 가는 구호 트럭이 라파흐 검문소를 통과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로 치명적인 인도주의 위기를 겪고 있는 가자지구에 구호물품을 실은 세번째 트럭 행렬이 라파흐 검문소를 통과했다. 유엔 등에선 220만명에 이르는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는 충분한 구호물자가 반입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에프페(AFP) 통신 등에 따르면 23일(현지시각) 이집트에서 구호품을 실은 트럭이 라파흐 검문소를 통과했다. 지난 21일 처음 20대의 구호 트럭이 가자지구에 들어간 뒤, 22일 17대 트럭에 실린 구호물자도 들어갔다. 23일 통과한 트럭 대수는 지난 이틀과 비슷한 규모였다고 통신은 구호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22일부터는 유엔 주관 아래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구호물품 배급도 시작됐다.
백악관은 22일 자료를 내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집트에서 가자지구로 가는 구호물품을 계속 전달하자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7일 하마스의 공격 이후 가자지구에 인도주의 지원이 이뤄져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배급된 걸 환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엔 등은 사흘에 걸쳐 반입된 구호물품이 가자지구가 직면한 인도주의 위기를 해소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유엔은 가자지구의 시급한 위기 상태를 해결하기 위해선 구호 트럭이 하루에 최소 100대는 들어가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21일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평화를 위한 정상회의’에서 “트럭 20대의 구호품은 가자지구 주민이 필요한 물량에 못 미친다”며 “많은 양의 구호품이 지속적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지난 12일부터 가자지구에 식량·전기 등의 공급을 차단하고 있다.
한편, 이스라엘은 화물에 밀수 무기가 포함되지 않도록 주의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마틴 그리피스 유엔 사무부총장은 로이터 통신에 “이스라엘이 선적물을 확인할 수 있으면서도 지속적 반입을 보장하도록 하는 검사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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