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소말리아의 이슬람 반군 세력인 ‘이슬람법정연대’(ICU)가 ‘반테러연맹’(ARPCT)과의 한달여에 걸친 교전 끝에 5일 승리를 선언했다고 <에이피(AP)통신>이 보도했다.
반테러연맹은 미국의 비밀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반면, 미국은 이슬람 반군세력의 재정적 기반이 알카에다와 연계돼 있다고 주장해왔다.
이슬람법정연대 지도자인 셰이크 샤리프 아메드는 이날 현지 라디오 방송을 통해 “우리는 이슬람의 적에 대항해 이겼다”며 “모가디슈에 안정과 평화가 회복되길 원하고,사람들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어떤 단체나 사람과도 이야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두 집단의 교전에서는 300명 이상이 사망하고 1700명 이상이 다쳤다고 국제적십자사가 밝혔다.
숀 맥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소말리아인들이 개인적인 권리를 존중하는 민주적인 제도를 만드는 데 관심이 많다”며 “소말리아가 테러리스트의 천국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미국은 이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말리아는 1991년 반군세력간 파벌 다툼으로 내전이 발생한 뒤 사실상 무정부 상태에 빠졌다. 미국은 인도주의를 내세워 군을 파견하는 등 내전에 개입했지만, 1993년 10월 수도 모가디슈에서 반군 군벌 아이디드 체포 작전을 수행하다 블랙 호크 헬기 2대가 격추당하고, 부대원 18명이 숨지는 사건을 계기로 소말리아 철수를 결정했다. 당시 미군 작전 중에 사망한 소말리아 반군과 민간인은 1000여명에 이르렀다.
소말리아에서는 최근까지도 몇몇 반군 세력이 모가디슈와 외곽 지역에서 활동해왔으며, 2004년 주변국의 중재로 구성된 과도정부는 유명무실한 상태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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