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반군 - 과도정부 협상 가능성
아프리카 소말리아의 이슬람 반군 세력인 이슬람법정연대(JIC)의 수도 모가디슈 장악이 소말리아에 평화를 가져올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슬람법정연대가 국제테러조직인 알카에다와 연계됐다고 주장해 온 미국은 이슬람법정연대가 지난 6일 모가디슈를 점령하자 소말리아가 테러 온상지로 변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슬람법정연대 지도자인 셰이크 샤리프 아메드는 7일 외국 외교관들에게 편지를 보내 “우리는 어떤 테러 조직의 지원도 받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고 <비비시> 방송이 보도했다. 이들은 다른 반군 세력이 소말리아 밖으로 탈출하는 것을 막기 위한 공격을 중지시켰다고 밝혔다.
모가디슈에서 북서쪽으로 250㎞ 떨어진 바이도아에 근거지를 둔 과도정부와 이슬람법정연대는 서로 대화할 준비가 되있다고 밝혔다. 알리 모하메드 게디 과도정부 총리는 7일 라디오 방송에서 “이슬람법정연대가 지난 15년간 모가디슈를 점령한 다른 반군들보다 대화하기 쉬운 상대”라고 말했다. 이슬람법정연대가 그동안 다양한 반군이 점령했던 모가디슈를 하나로 통합한 뒤 과도정부와 협상에 나선다면 내전이 일어난 지 15년 만에 국가적인 통치가 가능한지를 보여줄 수 있다고 <비비시>는 전했다.
한편, 미국에서는 중앙정보국(CIA)이 소말리아의 반군단체에 자금을 비밀리에 제공하는 바람에 오히려 이슬람 세력을 키웠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7일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 정부 관리는 “케냐의 나이로비에 있는 중앙정보국 지국은 지난 몇년 동안 수십만달러를 이슬람 세력에 반대하는 반군에 지원했다”며 “동아프리카에서 테러를 저지르고 소말리아에 숨어 있다고 의심되는 알카에다 요원들을 붙잡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미국 내 아프리카 전문가들은 “미국이 ‘반테러연맹’(ARPCT)이라는 반군에게 자금을 지원한 것이 되려 이슬람 반군이 공격을 하게끔 자극시켰다”고 분석했다. 과도정부의 압둘라히 유수프 대통령은 5월 초 “미국이 반군을 지원하는 것은 소말리아 정정을 더욱 불안하게 하는 요인”이라고 비판했다. 유엔도 지난 달 10일 안보리 보고서에서 “소말리아에 대한 무기 금수조처가 지켜지지 않아 반군세력의 전투력이 강화됐다”고 밝힌 바 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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