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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아프간 탈레반 되살아난다

등록 2006-06-12 18:48

산악지대 벗어나 5개주 공격
“미국 등의 안일한 대처 때문”
탈레반이 돌아왔다.

2001년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으로 쫓겨났던 탈레반이 5월부터 미국 침공 이후 최대 규모의 ‘춘계 공세’를 벌이고 있다. 사태를 수습하지 못하는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11일 부족 지도자들과 만나 탈레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 부족들에게 무기를 지급하겠다고 밝혔다고 <에이피통신>이 보도했다.

탈레반 세력이 확산되고 있는 남부와 동부의 부족들에게 무기를 지급해 ‘지역사회 경찰’ 역할을 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압둘 라힘 와르다크 아프간 국방장관은 무기를 받은 지방 부족은 각 지역 경찰 책임자로부터 명령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방 외교관들은 아프간 정부의 이런 계획이 민병대를 양산해 아프간의 고질적인 군벌, 부족간 충돌에 기름을 붓게 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남부 산악지대에 은신해 소규모 저항을 해 온 탈레반은 지난달부터 남부 5개주에서 강력한 반격에 나섰다. 이들의 대공세로 지난달 중순 이후 5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탈레반군은 아편 생산지로 악명 높은 헬만드주에서 도로를 점거하고 검문소를 운영하거나 오르간주 산간마을을 며칠씩 점령하고 있다.

일부 농촌에서는 샤리아(이슬람법)에 따른 재판을 열어 공개처형도 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1일 보도했다. 5월 말에는 남부 최대도시인 칸다하르 바로 외곽까지 진격했다. 5월21일에는 탈레반을 소탕한다는 미군의 공습으로 칸다하르 주변 톨로칸에서 민간인 35명이 숨졌다.

아프간 정부와 주민들이 미군 주도 연합군의 안일한 대응과 부적절한 정책 때문에 탈레반이 소생했다고 비판한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이라크 수렁에 발이 빠져 있는 미국은 현재 2만5천명 규모의 아프간 주둔군을 2만명선으로 줄였다. 7월 아프간 남부 지역의 관할권도 캐나다, 영국, 네덜란드군이 주축이 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군에게 이양할 계획이다. 현재 9700명 수준의 나토군은 1만6천명으로 늘어난다. 미군의 지원을 받는 아프간 정부가 재건과 치안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데다, 미국의 ‘나토에 아프간 떠넘기기’를 틈탄 탈레반의 공세로 사이에 낀 아프간인들이 희생되고 있다.

오르주간주 농부인 랄라 잔(19)은 <뉴욕타임스>에 “우리는 미치고 있다. 한쪽에는 정부와 미국이 있고, 한쪽에는 탈레반이 있어서, 서로 갑자기 들이닥치니 견딜 수가 없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어느 편이라도 치안을 안정시켜주는 쪽을 원한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 탈레반은 자신들이 1만2천명의 전사를 거느리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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