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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스라엘군, 가자 진격 대공세

등록 2006-06-28 19:14수정 2006-06-28 20:40

“납치된 병사 1명 구출” 명분
양국 관계 최악…전면전 위기
헬기와 탱크를 앞세운 이스라엘군이 28일 새벽(현지시각) 무장세력에 인질로 잡힌 자국 병사 석방을 요구하며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진격했다. 이슬람주의 단체 하마스가 집권한 뒤 이스라엘과 서방의 ‘포위작전’에 휩쓸린 팔레스타인이 전면전의 위기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27일 밤 전투기를 동원해 가자의 유일한 발전소와 주요 다리 세 곳을 파괴한 뒤 28일 새벽 2시께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했다. 공격 규모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지만, 최근 3천여명의 이스라엘군이 가자를 포위하고 있었다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전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세력들은 가자시티 등 주요 지점에 모래와 철조망으로 방호벽을 쌓고 폭발물을 설치해 방어전을 벌일 태세를 갖추고 있지만, 아직 교전이나 희생자는 보고되지 않았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발전소 파괴로 상수도 시설이 마비돼 주민들이 큰 고통을 겪게 됐다.

이번 사태의 도화선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의 이스라엘군 병사 납치다. 무장단체원들은 25일 가자지구에 인접한 이스라엘군 초소를 기습 공격해, 이스라엘군 병사 2명을 죽이고 길라드 샬리트(19) 상병을 인질로 납치했다. 공격엔 하마스 소속 무장대원들도 가담했다. 이들은 최근 이스라엘군의 잇따른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이 살해된 데 대한 보복으로 공격을 벌였다며,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된 팔레스타인 여성과 미성년자들을 석방하면 샬리트 상병을 풀어주겠다고 밝혔다.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즉각 이를 거부했다.

28일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샬리트가 붙잡혀 있는 것으로 추정하는 라파 일대를 장악했다며, 이번 공격은 그를 구출하기 위한 “제한적 작전”이라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인 인민저항위원회(PRC)는 샬리트 상병과 함께 18살의 이스라엘 정착민 엘리아후 핀차스 아셰리도 인질로 잡고 있으며, 이스라엘군이 물러가지 않으면 이들을 살해할 것이라고 위협해 긴장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집트와 프랑스의 석방 중재도 이번 공격으로 무산됐다.

공격의 배경에는 하마스 집권 뒤 유럽·미국의 경제원조 중단과 이스라엘의 공격, 팔레스타인 내분 등 갈등이 얽혀 있다.

이스라엘에 대한 저항을 내세운 하마스가 지난 1월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자 이스라엘과 서방은 모든 협상을 중단했으며,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인정하고 무장투쟁을 포기할 것을 요구했다. 외국의 원조와 농업에 의존하는 팔레스타인은 의식주와 의료 등 모든 기능이 마비되는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 이스라엘은 38년 동안 점령했던 가자에서 지난해 철수했지만, 최근까지 “무장세력의 공격에 대한 보복”을 이유로 공습을 계속했고, 너비 9~12㎞, 길이 40㎞에 불과한 좁은 지역에 150만명이 몰려사는 가자에서 수많은 민간인들이 미사일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최근 이스라엘에 대한 반감이 더욱 확산돼 이스라엘 병사 납치 사건을 두고서도 동조 여론이 많은 상황이라고 <비비시방송>은 전했다.

‘내전위기설’이 나올 정도로 권력투쟁을 벌였던 하마스와 옛 집권당 파타는 2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암묵적으로 인정”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8일 하마스 지도부는 “결코 이스라엘의 합법성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이스라엘군 병사 납치는 1994년 병사 한명이 납치됐다 이스라엘군 구출 작전 도중 숨진 뒤 처음이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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