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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수니파 41명 무차별 피살,시아파에 자살폭탄

등록 2006-07-10 18:38수정 2006-07-10 21:29

9일 바그다드 서부 지하드구역에서 벌어진 종파간 교전 와중에 가슴과 배를 다친 8살 소녀 자만이 병실에 누워 링거 주사를 맞고 있다. 바드다드/AP 연합
9일 바그다드 서부 지하드구역에서 벌어진 종파간 교전 와중에 가슴과 배를 다친 8살 소녀 자만이 병실에 누워 링거 주사를 맞고 있다. 바드다드/AP 연합
공포 안가시는 이라크
9일 오전 바그다드 서부 지하드 구역에 검문소 하나가 들어섰다. 복면을 한 무장대원들은 지나가는 차를 세우고 신분증을 제시하도록 한 뒤 수니파는 무조건 끌어내 거리에서 사살했다. 이들은 이어 주변 주택가를 돌아다니면서 수니파를 무차별로 살해했다. <에이피(AP)> 통신은 이 학살사건으로 41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몇시간 뒤, 바그다드 북부 카르사지역 시아파 사원 근처에선 이에 대한 보복공격으로 보이는 2건의 자살폭탄차량 공격으로 19명이 숨지고 59명이 다쳤다. 10일 오전엔 바그다드 시아파 빈민거주지역 사드르시티에서 2건의 자살폭탄공격이 잇따라 일어나 적어도 7명이 숨졌다.

수니-시아파간 보복공격의 공포가 바그다드를 뒤엎고 있다.

미국과 이라크 정부는 최근 수니파 수감자를 석방하는 등 포용정책을 통해 수니파가 저항을 멈추면 혼란이 진정되고 다국적군 철수도 실현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로 향하고 있다. 와피크 알사마라이에 이라크 대통령 안보보좌관은 <알자지라>에 “특별한 조처가 없다면 우리는 내전의 문 앞에 와 있다”고 말했다.

‘지하드 학살’ 사건에 대한 분노가 들끓고 있다. 수니파인 살람 알주바이에 부총리는 “시아파 민병대와 연관된 이라크 보안군”을 비난하고 나섰다. 수니파 지도자들은 급진 시아파 성직자 무크타다 알사드르가 이끄는 민병대 마흐디군이 이번 사건을 저질렀다고 분노하고 있다. 수니파인 이라크이슬람당의 알라 마키 대변인은 “괴한들이 한 여성에게 10초 안에 떠나라고 한 뒤 그 여성과 자녀들을 죽였다”며 이번 사건은 “최대 규모의 수니파 학살”이라고 말했다. 한 수니파 목격자는 <에이피>에 “그들은 들어오자마다 총을 쏘기 시작했다. 도대체 우리가 무슨 죄를 지었냐고 묻고 싶다”며 절규했다.

경찰 관계자들은 이번 학살 사건이 8일 시아파 모스크에서 폭탄공격이 일어나 12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친 데 대한 보복인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무슬림들의 금요기도회가 열린 7일부터 주말 내내 이라크 곳곳의 이슬람사원에서 여러 건의 폭탄공격이 이어졌다.

7주 전 출범한 이라크 새 정부의 누리 알말리키 총리는 수니파 수감자를 석방하는 종파간 화해정책을 강조하면서 민병대를 해산하겠다고 거듭 밝혀왔지만, 이번 사건으로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미군과 이라크군이 유혈사태를 진정시키지 못하는 상황에서 민병대가 창궐하고 있고, 주민들은 이들을 유일한 의존처로 여기는 상황이다.

외신들은 이라크 주둔 미군이 지난달초 ‘이라크 알카에다 지도자’ 아부 무사브 알자르카위를 제거했다고 발표한 뒤에도 바그다드 시체안치소에는 점점 더 많은 주검들이 실려오고 있다고 전했다. 종파간 폭력을 피하기 위한 난민들의 행렬도 길어지고 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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