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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스라엘 미사일, 레바논 전역 강타

등록 2006-07-16 19:44수정 2006-07-17 00:58

15일 레바논 남쪽 이스라엘 접경지대의 국경마을 테르하르파 근처 도로에서 피난을 가다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숨진 민간인들의 모습을 유엔 평화유지군이 지켜보고 있다. 테르하르파(레바논)/AP 연합
15일 레바논 남쪽 이스라엘 접경지대의 국경마을 테르하르파 근처 도로에서 피난을 가다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숨진 민간인들의 모습을 유엔 평화유지군이 지켜보고 있다. 테르하르파(레바논)/AP 연합
사태 악화 일로…침공 6일째
어린이 포함 민간인 희생 급증…사회 기반시설 잿더미
유엔 ‘정전 결의안’ 미국 반대로 좌초…중동 민심 분노
엿새째를 맞은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침공은 내전의 상처를 딛고 위태롭게 평화를 유지해 온 레바논을 순식간에 집어삼켰다.

이스라엘군의 미사일이 레바논 전역에 “비처럼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레바논 민간인 사망자가 100명을 넘었고, 250명 이상이 다쳤다고 영국 <인디펜던트>가 전했다.

레바논에서 외부로 향하는 모든 접근로를 차단한 이스라엘은 15~16일 베이루트 중심가와 트리폴리, 시돈 등 레바논 전역에서 항구와 공항, 군시설, 발전소와 연료 저장고를 파괴했다. 1975년부터 25년에 걸친 내전 끝에 최근에야 겨우 재건된 사회기반시설이 재가 됐고, 경제의 핵심인 관광산업도 마비됐다.

15일 밤 베이루트 남부 헤즈볼라 사무실 공습에선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 사무총장이 다쳤다고 이스라엘 언론들이 보도했지만, <알자지라>는 헤즈볼라가 이를 부인했다고 보도했다. 나스랄라 사무총장은 앞서 “이스라엘과의 전면전”을 선언했다.

피난차량 공격 어린이들 숨져=15일 남부 마르와힌 마을에선 어린이와 노인이 탄 피난 차량을 겨냥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어린이 15명을 포함해 민간인 20명이 한꺼번에 숨졌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주민들은 이날 이스라엘군 경고를 받고 근처 유엔평화유지군 기지로 대피하려 했지만 거절당한 뒤, 마을로 돌아와 트럭 등에 타고 남부 티레로 피난을 떠난 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군은 이 사건 이후에도 이 마을을 계속 포위한 채 주변을 공습하고 있어, 주민들이 공포에 질려 있다.

헤즈볼라의 반격도 계속됐다. 16일엔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 하이파 마을에 미사일을 발사해 8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쳤다. 헤즈볼라는 이날 레바논 서부로 진격하려는 이스라엘 지상군을 격퇴했다고 발표했으며, 14일엔 미사일로 이스라엘 함정을 공격해 이스라엘군을 긴장시켰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쏜 미사일이 이란에서 제작된 C-102 유도 미사일이라며, “이란이 혁명수비대원 100여명을 파견해 헤즈볼라를 지원하고 있다”고 이란을 비난했다.

“미국 반대로 유엔 정전 결의안 좌초”=친서방 성향의 푸아드 시니오라 레바논 총리는 15일 “이스라엘군은 ‘살인기계’이며, 레바논은 ‘재난지역’이 되었다”며 유엔이 나서 유엔 감시하에 즉각적인 정전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지만, 유엔 안보리 회의에선 미국의 반대로 결의안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 레바논의 누하드 마무드 유엔 특사는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폭격과 파괴가 계속되는데도 미국이 이스라엘의 공격 중단과 휴전을 요구하는 결의안 통과를 막고 있다”며 미국을 강하게 비난했다.

레바논의 대표적 일간 <데일리스타>는 15일 사설에서 “지난해 ‘중동 민주화’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던 부시 행정부는 이스라엘이 미국 국민들의 세금에서 나온 미사일과 폭탄을 레바논에 퍼붓고 있는 지금, 미국이 홍보하던 민주주의와 주권, 독립의 가치들을 실천해 이스라엘의 파괴를 단호하게 반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중동 민심의 분노=미국이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하지만, 대부분의 나라들은 이스라엘의 공격 중단을 요구했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8국(G8) 정상회의에 간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15일 “레바논의 주권과 안정, 안보를 위험에 빠뜨리는 (이스라엘군의) 공격은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병사 납치를 비판하면서도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격을 비난했다.

중동 전역에선 이스라엘의 레바논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침공, 이를 두둔하는 미국의 행태에 반대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16일 바레인에선 시아파 수백명이 헤즈볼라 깃발과 나스랄라의 초상화를 들고 거리를 행진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에이피>(AP) 통신에 “이스라엘이 날마다 아랍인 수십명씩을 죽이는데도 세계는 이스라엘인이 죽었을 때만 관심을 가진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이날 6000여명의 시위자가 자카르타 거리로 나와 가자지구와 레바논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세를 비난하는 평화시위를 벌였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시위대는 팔레스타인으로 군대를 파병할 것을 정부에 요구했다. 주말에 이집트와 요르단, 이라크, 쿠웨이트에서도 이스라엘 비난 시위가 이어졌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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