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압도적인 군사력이 레바논을 유린하고 있다.
이슬람주의 단체 헤즈볼라가 간간이 로켓포로 반격을 가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의 미사일 폭격에 비하면 턱없이 열세다. 이스라엘의 이런 군사적 우위는 이번 전쟁의 ‘비대칭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스라엘의 군사적 목표가 ‘승리’가 아니라 ‘파괴’에 있다는 국제사회 일각의 비난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군사력은 중동 지역의 세력균형을 붕괴시킨 지 오래다. 이스라엘은 과거 아랍권을 상대로 한 여섯 차례의 전쟁을 통해 이 지역에서 힘의 우위를 확립했다. 이런 우위는 아랍의 맹주 격인 이집트가 1970년대 말부터 이스라엘과 평화공존을 선택함으로써 더욱 강화됐다. 이후 이라크가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2003년 미국의 침공으로 사담 후세인 정권이 붕괴하면서 무위로 끝났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분석을 보면, 이스라엘은 지난해 방위비로 94억7500만달러를 쏟아부었다. 국내총생산의 7.7%에 해당하는 액수다. 레바논의 방위비(5억4천만달러)보다 18배 가까이 많다. 여기에 세계 최대의 군사강국인 미국의 전폭적인 군사지원까지 보태진다. 미국은 현재 시험비행 중인 최첨단 전투기 ‘F-22A 랩터’ 40대를 이스라엘에 팔 계획이다.
게다가 이스라엘은 100기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지역에선 유일한 핵보유국이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는 “이스라엘 정부는 핵무기 보유를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지만, 이를 사실로 추정할 만한 정황들이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핵무기는 아랍 전체에 대한 전력의 우위를 절대적으로 만드는 요소다.
중동에서 이스라엘에 군사적으로 맞설 수 있는 나라는 지금으로선 이란이 유일하다. 이란의 국방비는 이스라엘의 절반 수준인 43억달러(2003년)에 불과하지만, 병력은 이스라엘의 3배를 웃돈다. 이란은 특히 자체 개발한 미사일을 다량 보유해 이스라엘이 함부로 건드리기 어려운 상대로 평가받고 있다. 이란은 지난 4월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으면서 여러 개의 목표물을 동시에 타격할 수 있는 스텔스 미사일을 선보인 바 있다. 최근에는 핵무기를 개발하려 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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