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선공습중단 후협상해야” “PKO보다 강한 유엔군 보내야”
헤즈볼라는 정당을 기반한 단체…쉽게 해체되지 않을 것
헤즈볼라는 정당을 기반한 단체…쉽게 해체되지 않을 것
후세인 라말 주한 레바논 대사는 "이스라엘은 레바논 땅을 무단으로 점령해놓고 이에 대한 '저항'을 '테러'라고 명명하고 있다"며 "헤즈볼라의 '저항' 행위는 합법이며 이스라엘이 레바논 국민을 상대로 저지르고 있는 폭력이 바로 '테러'"라고 주장했다.
라말 대사는 25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테러와 저항운동은 구분돼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하고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가 제안한 포로교환에는 아무런 답이 없이 갑자기 도로와 다리를 마구 파괴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이 레바논으로부터 철수를 요구하는 안보리 결의안을 무시하고 유엔이 파견한 평화유지군(Peacekeeping Operation)이 들어오지 못하게 '보안구역'(security belt)을 만드는 등 국제사회의 뜻에 어긋나는 행동을 계속해서 취해왔다고 비난했다.
이스라엘 침공에 레바논 군대가 대적하는 것은 아예 불가능하냐는 질문에 라말 대사는 "레바논 군대는 이스라엘군처럼 미국의 막대한 기술지원과 수년간의 전쟁경험을 통해 강화된 군대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특히 "우리 군대는 이스라엘과 같이 미국을 등에 업은 강력한 군대와 맞서 싸울 수 없다. 이렇게 균형이 안 맞는 상대와 어떻게 싸움을 하겠는가"고 반문하고 "평화유지군은 무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평화를 지키고 유지하는 성격의 군대라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면서 "만약 군대가 파견된다면 이보다 좀 더 강한 군대가 유엔을 통해 파견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1945년 이-레바논 종전협정에 따라 적대적 행위가 금지됐는데도 이스라엘은 매일 '소음벽(비행기의 고도가 변할 때마다 발생하는 엄청난 소음)'을 의도적으로 만들어 레바논인들에게 고통을 안겨줬지만 물리적 충돌을 원치 않을 뿐더러 대항할 힘이 없는 레바논 국민은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라말 대사는 무엇보다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공격을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그는 "납치된 것은 이스라엘 '병사'인데 왜 무고한 레바논 '시민'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는가"라고 반문하고 "이는 레바논 국민을 학살하려는 의도로 밖에는 이해가 안 된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이어 라말 대사는 "어린 아이들을 비롯, 1천 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고 75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적십자의 구호차량과 인근국이 보낸 앰뷸런스도 공습하는 판국이라 난민들은 원조물자를 언제쯤 손에 쥐어볼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렇게 인명피해가 계속 발생하는 상황에서 협상은 불가능하다"고 못박고 "(이스라엘이)먼저 공습을 중단하고 그 다음에 협상을 해야 할 것"이라며 이스라엘 측의 '즉각적인 휴전불가' 입장을 비난했다. 라말 대사는 "레바논 정부는 이스라엘군이 즉각 공습을 중단하고 협상을 통해 포로를 교환하길 원한다"고 말하고 "남부 슈브아 지역에서 이스라엘군이 철수하고 레바논 군대를 주둔시키길 원한다"고 밝혔다. 슈브아 지역은 레바논과 이스라엘 국경이 맞닿아 있는 35㎢에 달하는 농경지로, 라말대사는 "이스라엘군은 이 지역을 점령하면서 지뢰를 곳곳에 심어놓았다"면서 "그런데 이스라엘이 지뢰 지도를 레바논에 건네주길 거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지역의 '지뢰 지도'를 이스라엘 쪽으로부터 건네받아 지뢰들을 제거하고 나아가 이 지역을 이스라엘군의 점령으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이 바로 헤즈볼라의 목표"라고 부연했다.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철수와 함께 해체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라말 대사는 "슈브아땅의 해방, 이스라엘군에 인질로 잡혀있는 레바논인들의 석방, 그리고 이 땅에서 지뢰 제거라는 세 가지 목표를 달성하면 헤즈볼라는 임무를 다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그는 "헤즈볼라는 정당을 기반으로 국회에서 활동하고 장관을 2명이나 배출하고 사회적인 연대를 실현한 집단"이라며 헤즈볼라를 단순 무장세력으로 해석하는 것을 경계함으로써 헤즈볼라가 쉽게 해체되지 않을 것임을 암시했다. 이스라엘군의 무차별 공습이 지속되는 한 레바논은 현지인과 외국인 모두에게 위험지역이다. 지난 23일 AFP 사진기자가 탄 택시가 이스라엘군에 폭격당한 사건과 관련, 현지에 머물고 있는 기자들의 안전에 대해 묻자 그는 "아무도 보장해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위험을 무릅쓰고 현지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하는 언론인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라말 대사는 "이제는 매스컴의 역할이 커져 아랍언론이 레바논 현지 소식을 소상히 전할 수 있어 레바논의 '진실'을 감출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동희 기자 dhsuh519@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어 라말 대사는 "어린 아이들을 비롯, 1천 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고 75만 명의 난민이 발생했다. 적십자의 구호차량과 인근국이 보낸 앰뷸런스도 공습하는 판국이라 난민들은 원조물자를 언제쯤 손에 쥐어볼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렇게 인명피해가 계속 발생하는 상황에서 협상은 불가능하다"고 못박고 "(이스라엘이)먼저 공습을 중단하고 그 다음에 협상을 해야 할 것"이라며 이스라엘 측의 '즉각적인 휴전불가' 입장을 비난했다. 라말 대사는 "레바논 정부는 이스라엘군이 즉각 공습을 중단하고 협상을 통해 포로를 교환하길 원한다"고 말하고 "남부 슈브아 지역에서 이스라엘군이 철수하고 레바논 군대를 주둔시키길 원한다"고 밝혔다. 슈브아 지역은 레바논과 이스라엘 국경이 맞닿아 있는 35㎢에 달하는 농경지로, 라말대사는 "이스라엘군은 이 지역을 점령하면서 지뢰를 곳곳에 심어놓았다"면서 "그런데 이스라엘이 지뢰 지도를 레바논에 건네주길 거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지역의 '지뢰 지도'를 이스라엘 쪽으로부터 건네받아 지뢰들을 제거하고 나아가 이 지역을 이스라엘군의 점령으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이 바로 헤즈볼라의 목표"라고 부연했다. 헤즈볼라가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철수와 함께 해체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라말 대사는 "슈브아땅의 해방, 이스라엘군에 인질로 잡혀있는 레바논인들의 석방, 그리고 이 땅에서 지뢰 제거라는 세 가지 목표를 달성하면 헤즈볼라는 임무를 다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그는 "헤즈볼라는 정당을 기반으로 국회에서 활동하고 장관을 2명이나 배출하고 사회적인 연대를 실현한 집단"이라며 헤즈볼라를 단순 무장세력으로 해석하는 것을 경계함으로써 헤즈볼라가 쉽게 해체되지 않을 것임을 암시했다. 이스라엘군의 무차별 공습이 지속되는 한 레바논은 현지인과 외국인 모두에게 위험지역이다. 지난 23일 AFP 사진기자가 탄 택시가 이스라엘군에 폭격당한 사건과 관련, 현지에 머물고 있는 기자들의 안전에 대해 묻자 그는 "아무도 보장해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위험을 무릅쓰고 현지 상황을 실시간으로 전하는 언론인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라말 대사는 "이제는 매스컴의 역할이 커져 아랍언론이 레바논 현지 소식을 소상히 전할 수 있어 레바논의 '진실'을 감출 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동희 기자 dhsuh519@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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