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자가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폐허가 된 레바논 남부 스리파 마을의 건물 잔해 위에 앉아있다. 방탄조끼에 마스크를 쓰고 마이크를 든 그의 모습이 한없이 무거워 보인다. 사진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건물 잔해 사이에선 레바논 적십자 직원들이 주검 발굴 작업을 하고 있다. 스리파(레바논)/AP 연합
129km까지 진격…“평화유지군 올 때까지 기다릴 것”
영국·독일 정전 초안 거부…즉각 정전 어려울 듯
영국·독일 정전 초안 거부…즉각 정전 어려울 듯
레바논을 침공 중인 이스라엘은 1~2일(현지시각), 침공 3주 만에 가장 강력한 공세를 펼쳤다. 지상군 특공대가 레바논 국경 129㎞까지 투입됐고, 헤즈볼라도 로켓공세로 드세게 반격했다. 국제사회의 ‘즉각 정전’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분명한 신호다.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2일 <에이피>(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공격중단 조건으로 국제평화유지군의 레바논 남부 주둔과 헤즈볼라 소탕을 내세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공세확대=댄 할루츠 이스라엘 육군 참모총장은 이스라엘 특공부대가 1일 이스라엘 북쪽으로 129㎞ 떨어진 레바논 남부 고대도시 바알벡의 병원 안팎에 침투해 전투기 지원 아래 헤즈볼라 게릴라 5명을 포로로 잡고 적어도 10명을 죽였다고 밝혔다. 할루츠 참모총장은 이스라엘 군이 베이루트를 포함해 레바논 깊숙한 지점까지 공습을 재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은 레바논 내 이스라엘 군사력은 나날이 증가할 것이라고 이스라엘 당국자의 말을 따 보도했다. 특히 이스라엘군의 무인항공기(UAV)는 레바논을 공격하는 데 가공할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지상 목표물을 고해상도의 정지·동영상으로 촬영해 실시간으로 전송하거나 휴대전화, 무전기, 인터넷으로 전달되는 음성·데이터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무인항공기를 이용해 목표물을 정밀타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비비시>(BBC) 방송은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를 무력화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의 군사평론가인 지브 스키프는 “전쟁 운영이 무능하다”며 “이번 전쟁이 1973년 한 달 넘게 끈 욤 키푸르 전쟁만큼 길게 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헤즈볼라는 2일 이스라엘을 향해 182발의 로켓을 발사해 이번 분쟁 개시 이후 하루 사이에 가장 많은 로켓포를 쐈다고 이스라엘 경찰이 밝혔다. 헤즈볼라는 지난달 12일 이스라엘과의 분쟁이 시작된 이후 1700여발의 로켓을 발사해 민간인 12명이 숨지고 수백 명이 다친 것으로 경찰은 추산했다.
레바논과 이스라엘 사이 무력 충돌로 지금까지 레바논인 532명과 이스라엘인 54명 등 사망자만 6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평화유지군 레바논 주둔하면 공격중단=올메르트 총리는 “이스라엘은 평화유지군의 레바논 남부 주둔 때까지 공격을 멈추지 않겠다”며 “레바논 남부에 강력하고 효과적인 국제평화유지군이 없다면 헤즈볼라가 계속 그곳에 있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우리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헤즈볼라에 잡힌 이스라엘 병사 2명의 석방은 조건 없이 이뤄져야 한다는 기존의 강경한 주장을 재차 강조했다.
올메르트 총리는 시리아에서 레바논으로 무기가 밀매되고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 이스라엘군을 양국의 국경지대에 배치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460여명의 레바논 민간인이 숨진 데 대해 자신들이 레바논 민간인을 살상하는 것을 피하고 있지만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민간인을 노리고 있다며 “민간인을 죽일 때마다 이를 실패로 여기면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자신을 변호했다. 그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 대해 “그는 가장 명확한 일을 하고 있다”며 “부시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적, 테러의 지지자에 맞서 싸우고 있다”고 편을 들었다. 즉각 정전에서 한발 빼는 유럽연합=‘즉각정전’을 요청할 것으로 보였던 유럽연합은 한 발 빼고 있다. 유럽연합은 1일 브뤼셀에서 긴급 외무장관을 열고 격론을 벌인 끝에 ‘지속 가능한 정전이 뒤따를 수 있게 적대행위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영국과 독일 등은 즉각적인 정전을 촉구하는 공동성명 초안을 거부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유엔도 오는 3일 안보리 긴급회의를 열고 평화유지군 파병과 레바논 사태 해법을 논의한다고 발표했으나, 즉각적인 정전을 주장하는 프랑스는 이 회의에 불참할 뜻을 밝힌 상태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외신종합
올메르트 총리는 시리아에서 레바논으로 무기가 밀매되고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 이스라엘군을 양국의 국경지대에 배치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460여명의 레바논 민간인이 숨진 데 대해 자신들이 레바논 민간인을 살상하는 것을 피하고 있지만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민간인을 노리고 있다며 “민간인을 죽일 때마다 이를 실패로 여기면서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자신을 변호했다. 그는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 대해 “그는 가장 명확한 일을 하고 있다”며 “부시 대통령은 민주주의와 적, 테러의 지지자에 맞서 싸우고 있다”고 편을 들었다. 즉각 정전에서 한발 빼는 유럽연합=‘즉각정전’을 요청할 것으로 보였던 유럽연합은 한 발 빼고 있다. 유럽연합은 1일 브뤼셀에서 긴급 외무장관을 열고 격론을 벌인 끝에 ‘지속 가능한 정전이 뒤따를 수 있게 적대행위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영국과 독일 등은 즉각적인 정전을 촉구하는 공동성명 초안을 거부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유엔도 오는 3일 안보리 긴급회의를 열고 평화유지군 파병과 레바논 사태 해법을 논의한다고 발표했으나, 즉각적인 정전을 주장하는 프랑스는 이 회의에 불참할 뜻을 밝힌 상태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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