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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레바논 휴전합의 현지 표정

등록 2006-08-13 18:56수정 2006-08-14 02:38

베이루트 남부 교외지역,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무너져내린 아파트 잔해 앞에서 13일 한 레바논 여성이 얼굴을 가린 채 웅크리고 있다. 유엔 결의가 통과됐지만 이스라엘은 주말에도 레바논 공격을 강화해 민간인 희생자와 기반시설 피해가 늘었다. 베이루트/AP 연합
베이루트 남부 교외지역,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무너져내린 아파트 잔해 앞에서 13일 한 레바논 여성이 얼굴을 가린 채 웅크리고 있다. 유엔 결의가 통과됐지만 이스라엘은 주말에도 레바논 공격을 강화해 민간인 희생자와 기반시설 피해가 늘었다. 베이루트/AP 연합
레바논 주민 “사실상 헤즈볼라 승리”
이스라엘 보수파 “공습 계속 펼쳐야”
이·레바논 휴전합의 현지표정

“이스라엘과 한 달 가까이 싸워 버틴 아랍 국가가 그동안 어디 있었는가.”(레바논 남부의 한 주민)

“얻은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단지 양 쪽에 죽음과 파괴만 있었을 뿐이다.”(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 포스트>의 한 독자)

휴전 합의 소식에 레바논인들 사이에선 ‘최악의 악몽’이 곧 끝날 것이라는 조심스런 희망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 이스라엘이 휴전을 받아들인 것은 사실상 ‘헤즈볼라의 승리’라는 평가가 힘을 얻었다. 헤즈볼라는 ‘중동 최강’으로 자부해온 이스라엘의 군사적 명성을 좌절시키면서, 중동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헤즈볼라 거점인 남부 베이루트 주민 아흐메드 파키흐는 독일 <데페아(DPA)> 통신에 “용감한 우리 전사들이 이스라엘의 폭격에도 한달 동안 꿋꿋히 버텼다”며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와의 전투를 통해 톡톡히 수업료를 치러야 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또 “이스라엘이 어린이를 죽이고 다리를 파괴했지만 애초 그들이 내세운 전쟁 목적을 얼마나 달성했는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여전히 건재한 헤즈볼라, 붙잡힌 이스라엘 군인 2명의 미귀환 등을 지적한 것이다.


반면, 이스라엘 쪽에선 “도대체 얻은 게 무엇이냐”는 강한 불만이 제기됐다.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의 지지도는 전쟁 초기 75%에서 최근 48%로 급락했고, ‘속전속결의 승리’를 이끌지 못했다는 비난 속에 총리 사퇴론까지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 언론들은 유엔 결의가 이스라엘 의도대로 헤즈볼라 무장해제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 믿을 수 없다는 태도다. 일간 <하레츠>는 13일 사설에서 “현 레바논 정부와 헤즈볼라는 정치 파트너”라며 “레바논 총리가 헤즈볼라에게 자살을 요구하는 것은 스스로에게도 같은 행위를 요구하는 것과 다름 없다”고 썼다. 보수 일간지 <예루살렘 포스트>는 같은 날 사설에서 “휴전 결의가 통과됐으나 레바논군과 다국적군이 배치되기 전까지는 헤즈볼라 전투력 약화를 위한 공세를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언론에선 이스라엘이 전쟁 명분으로 내세운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병사 납치 사건’ 이전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미 헤즈볼라 공격 계획을 세웠다는 보도가 나왔다.

베트남전과 이라크전 보도로 유명한 탐사 전문기자 시모어 허시는 13일 발행된 <뉴요커> 최신호에서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헤즈볼라 공격이 성공한다면 이스라엘의 안보 우려를 덜고, 이란 핵시설 파괴를 위한 선제공격 가능성도 열어줄 것으로 확신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미 정부 컨설턴트의 말을 인용해 헤즈볼라의 병사 납치 전인 올 초여름에 이스라엘 관리들이 공격 계획을 협의하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했었다고 전했다. 미 정부 관리들은 이를 부인했다.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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