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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부시 “이라크 내전 위기” 첫 시인

등록 2006-08-21 19:01수정 2006-08-22 07:08

시아 - 수니 종파전쟁 7월 3400여명 피살
전문가들 “내전 도미노 중동 휩쓸 가능성”
전면전 터지면 사망 150만,난민 1400만

“나는 내전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듣고 있다. 나는 물론 그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각) 기자회견에서 이라크에서 민간인 사상자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데 대해 질문을 받고 이렇게 말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에서 미군을 철군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잘못된 일이 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조지타운대학 평화안보연구센터 대니얼 바이먼 소장과 브루킹스연구소 중동정책센터의 케네스 폴락 소장은 20일 <워싱턴포스트> 공동 기고문에서 “논쟁은 끝났다. 어떤 기준으로 봐도 이라크는 이미 내전 상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 내전이 격화되면 불길이 불안정한 ‘유전지대’인 페르시아만 지역 전체로 도미노처럼 번져 ‘새로운 중동’이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라크 시아파들의 성지순례일이었던 20일 바그다드에선 전면 차량통행 금지 등 삼엄한 경계 속에서도 저격수들이 순례행렬을 공격해 20명이 숨지고 253명이 다쳤다고 이라크 정부가 발표했다. 유엔의 최근 통계를 보면 7월 한 달 동안 폭력사태로 이라크인 3438명이 살해됐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과정에서 사망한 수보다 갑절이 넘는다.

“중동 전역 확산”=이라크의 종교적, 인종적 분포는 주변국들과 겹치는 까닭에 이라크의 전면 내전은 주변국의 개입과 확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라크가 수니-시아파와 쿠르드족으로 분열될 경우, 복잡한 내부 정세를 안고 있는 주변국들에서도 분리주의와 시아-수니파의 대립이 확산되면서 중동 전체가 분리주의와 내전의 도미노를 겪게 될 것이라고 바이먼 소장과 폴락 소장이 지적했다. 이미 바레인·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의 시아파들도 정치적 권리를 주장하는 목소리를 내는 등 동요하고 있다. 특히 사우디의 시아파 지역은 중동의 핵심 유전지대다. 이라크와 주변국의 석유시설은 황폐해질 것이고 세계 유가도 폭등하게 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따른다.

“미군도 내전 대책 마련”= <뉴스위크>는 최근(16일치) 백악관 고위 보좌관의 발언을 따, “백악관과 국방부는 이미 이라크 내전 사태에 대비한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 내전이 본격화되면 소수 종파들을 이주시키고 민병대의 이동을 금지시키며, 미군이 십자포화를 당하지 않도록 미군을 철수시키는 방안 등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최근 이라크 침공의 실패를 질타하며 철군을 위한 ‘플랜 B’를 촉구했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또 이스라엘의 1982년 레바논 침공의 결과 저항세력인 헤즈볼라가 결성된 것처럼, 이라크 상황이 악화되면 급진 시아파 성직자 무크타다 알사드르가 이끄는 메흐디군이 ‘이라크의 헤즈볼라’로 등장해 반미 투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대규모 난민사태=이슬람계와 세르비아계의 보스니아내전 4년 동안 440만 인구의 절반이 난민이 됐고, 인구의 5.7%인 25만명이 숨졌다. 이런 상황이 이라크에서 벌어진다면 150만명이 숨지고, 1390만명이 난민이 될 것이란 끔찍한 시나리오가 나온다.

이라크에선 이미 북부지역에서 10만여명이 쿠르드족을 피해 유랑의 길을 떠났다. 서부 이라크에서 20만명이 고향을 등졌다. 대규모 난민사태는 인도주의적 위기뿐 아니라, 주변국으로 혼란을 확산시킬 가능성이 높다. 인구 100만여명의 쿠웨이트에 수만명의 이라크 시아파 난민이 유입되면 쿠웨이트의 수니파 왕정은 큰 도전을 맞게 된다.

워싱턴/류재훈 특파원, 박민희 기자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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