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짜리도 탄광·건설현장에
세계적으로 어린이 노동이 줄고 있지만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남부에서는 어린이 노동이 되레 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4일 보도했다.
최근 국제노동기구(ILO) 통계를 보면, 지난 2004년 사하라사막 남부에서 5~14살 어린이 4900여만명이 생계유지 등을 위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으며 이는 2000년에 비해 130여만명이 늘어난 수치다. 반면, 전세계 14살 이하 어린이 노동자 수는 2000년 2억1천여만명에서 2004년 1억9천여만명으로 줄었다.
사하라사막 남부의 어린이들은 집안일이나 정원 손질뿐 아니라 성매매, 광부, 건설노동 등의 일을 하고 있으며 노동 대가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이들 중 일부는 5~6살 어린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2001년 세계은행 보고서를 보면, 케냐의 커피 수확 노동자의 약 3분의 1이 어린이다. 또 탄자니아에서는 2만5천여명의 어린이들이 광산이나 농장에서 일하고 있다.
유독 사하라사막 남부에서만 어린이 노동자 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빈곤과 에이즈 창궐이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이 지역 거주 주민 가운데 44%가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가고 있다. 또 높은 에이즈 감염률은 스스로 일해야 생존할 수 있는 수백만의 고아나 어린이 가장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2002년 유엔 조사 결과를 보면, 잠비아에서 에이즈가 아동 노동을 30%까지 높였다고 나와 있다. 또 경제성장률을 웃도는 출생률로 인해 어린이도 일을 해야만 하는 실정이다. 사하라사막 남부는 15살 이하 어린이가 인구 10명 중 4명이 넘는다.
잠비아에 상주 중인 국제노동기구의 브리지트 폴젠 연구원은 “만약 (아동 노동)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아동 노동 증가가 사하라사막 남부의 정치적 갈등과 전쟁뿐 아니라 빈곤과 에이즈까지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것을 인식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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