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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레바논전쟁 후유증·자조 섞인 우스갯소리 급속 유행

등록 2006-08-31 23:43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1천100명 이상이 숨지고 40억 달러 상당의 물적 피해가 발생한 레바논에서 전쟁의 상흔이 녹아든 우스갯소리가 유행하고 있다고 AFP 통신이 30일 보도했다.

레바논인들이 즐기는 농담은 TV 쇼, e-메일, 블로그, 휴대폰 문자메시지 및 구전을 통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들 우스갯 소리는 주로 전쟁의 후유증과 자조(自嘲)섞인 레바논인들의 생각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 특징.

사례 1:헤즈볼라 병사 3명이 이스라엘 공습을 받은 베이루트 남부에서 달려나오자 마자 두 손가락으로 승리의 표시인 V자를 만들어 보였다. 그러나 그들이 전하려는 메시지는 남은 건물이 두 채 뿐이라는 것이었다.

사례 2: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을 내려다 볼 수 있는 동네의 집 값이 급등했다. 그 이유는? 지중해를 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들 농담은 이스라엘 군의 반복된 공습으로 시아파 밀집 거주지였던 베이루트 남부가 초토화된 것을 익살스럽게 표현한 것이다.

이번 전쟁으로 레바논 역사가 30년 후퇴했다는 메시지를 담은 농담도 인기다.

사례 3:초로의 레바논 여성들은 이번 전쟁으로 신이 났다. 30년이나 젊어 졌기 때문이다.

엄청났던 피난민 규모를 해학적으로 표현한 우스개도 있다.

사례 4: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에게 노벨교육 상을 줘야 하는 이유는?

"단 이틀 만에 100만 명을 학교로 보낸 유일무이한 사람이기 때문."

이스라엘은 전쟁 중 헤즈볼라의 무기류 운송을 차단한다며 교량을 집중 폭격했다. 이에 관한 재담이 빠질 수 없다.

사례 5:어느 날 한 남자가 치과에 들이닥쳤다. "제발 브리지(틀니)를 뽑아 주세요. 안 그러면 이스라엘군이 폭격할 겁니다."

이 우스개는 브리지가 교량이라는 뜻 외에 치과용어로 틀니를 뜻하는 것에 착안한 농담이다.

농담 중에는 이스라엘 공격을 제대로 비판하지 않았던 주변 아랍국가 지도자를 비꼬는 것이 적지 않다.

사례 6:사우디 아라비아가 레바논 재건자금으로 5억 달러를 내겠다고 발표한 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군에 특명을 내렸다. "이스라엘 병사 6명만 납치하라."

레바논에서 60년 가까이 난민생활을 해온 팔레스타인인들의 참담한 처지를 반영한 농담도 있다.

사례 7:각국이 이스라엘 침공 후 레바논에 거주하는 자국민 철수작전에 돌입하자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기쁨에 들떴다. 왜일까?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도 자국민 소개를 결정했기 때문."

직업과 점령이란 뜻을 갖고 있는 `아큐페이션(Occupation)'이란 단어를 활용해 이스라엘을 비꼬는 우스개는 백미로 꼽힌다.

사례 8:런던 히드로 공항의 출입국관리 담당 직원이 방금 도착한 한 이스라엘인에게 물었다.

"Occupation(아큐페이션, 직업을 묻는 질문)?"

그러나 이를 "점령하기 위해 왔느냐"는 질문으로 받아들인 이스라엘인은 당황한 표정으로 답했다.

"아뇨, 단순 방문인데요."

http://blog.yonhapnews.co.kr/medium90/

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 (카이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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