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피 아난 “포로교환 중재”
이스라엘이 유엔의 정전 결의 이후에도 레바논 공항과 항만을 계속 봉쇄하고 있는 가운데, 카타르항공이 베이루트행 정기 민간여객기 운항을 시작했다.
카타르항공의 에어버스320 여객기는 4일 오후(현지시각) 142명의 승객을 태우고 베이루트의 라픽 하리리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지난 7월14일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영공 봉쇄 이후 50여일만에 다시 정기운항을 시작한 카타르항공은 앞으로 카타르 도하~베이루트 노선을 매일 운항하겠다고 밝혔다.
레바논 영공을 봉쇄하고 있는 이스라엘군은 카타르항공의 민항기 운항에 대해 사전 협의를 했다고 밝혔지만, 카타르항공은 이스라엘과 상의한 바 없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은 지금까지 요르단 암만에서 검색을 거친 일부 여객기와 구호물자를 실은 비행기 일부, 이스라엘의 검색을 받은 선박의 운항만을 허가해왔다. 유엔의 정전 결의는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영공·영해 봉쇄를 해제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재무장할 우려가 있다며 봉쇄를 풀지 않고 있다. 레바논 정부는 이스라엘의 영공 봉쇄로 매일 4천만달러의 손실을 입고 있다며, 유엔 안보리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카타르는 이날 아랍국가 가운데 처음으로 200~300명의 병력을 레바논 남부에 유엔임시군으로 파병하겠다고 발표했다. 아랍 국가들은 헤즈볼라에 반대하고 이스라엘을 편드는 것으로 비칠 것을 우려해 파병을 꺼리고 있다.
중동을 순방 중인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유엔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사이의 포로 교환 협상을 중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헤즈볼라가 납치한 이스라엘 병사 두명의 구출을 레바논 침공 명분으로 내세웠던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와의 포로 교환 협상을 거부해왔다. 유엔이 나서면서 이들 이스라엘 병사 두 명과 이스라엘 감옥에 갇혀 있는 레바논 수감자의 교환이 성사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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