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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이슬람권 “교황에 공개 토론 제안”

등록 2006-09-16 13:54

로마 가톨릭 교황인 베네딕토 16세가 이슬람이 폭력적인 종교임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이슬람권이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가운데 카타르의 이슬람법 교수가 교황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해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카타르 대학에서 이슬람법(샤리아)을 가르치는 무함마드 아야시 알-쿠바이시 교수는 15일 교황이 자신의 고향 방문 중 했던 문제 발언의 정당성을 따지기 위해 교황에게 공개토론회에 참석해 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교황은 지난 12일 독일 레겐스부르크에서 집전한 미사에서 폭력과 종교는 함께 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14세기 비잔틴 제국 시대 황제인 마누엘 팔레올로고스의 말을 인용해 이슬람이 추구하는 지하드(성전)를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슬람권은 교황이 이슬람을 폭력적인 종교로 묘사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알-자지라가 입수한 이 서한은 교황의 문제 발언은 이슬람의 가르침에 대한 무지를 드러낸 것이라며 동ㆍ서양 간의 문화ㆍ종교적 충돌을 야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한은 특히 교황의 발언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같은 이슬람 국가들에 대한 침략행위를 정당화하려는 미국에 완벽한 구실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알-쿠바이시 교수는 알-자지라 회견에서 이슬람이 무력으로 전파됐다는 교황의 발언과 관련, "이란,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등지의 비 아랍계 무슬림들이 강압적으로 이슬람을 믿게 됐다면 지금까지 무슨 이유로 그들이 무슬림으로 남아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중세에 이슬람을 전파한 주역은 아랍계가 아닌 터키의 오스만제국과 인도의 무굴제국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이슬람 경전인 코란에는 종교를 강제해선 안된다는 명확한 메시지가 담긴 구절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교황의 문제 발언이 알려진 뒤 교황을 규탄하는 여론이 이슬람권에서 들불처럼 확산했다.

비 아랍계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 하원은 15일 이종교 간 화합을 위해 교황에게 문제 발언을 철회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고, 아랍 이슬람국가인 이집트의 무슬림형제단은 이슬람 국가들에 교황청과의 외교관계 단절을 요구했다.

또 사우디 아라비아, 이라크, 쿠웨이트, 시리아, 레바논 등 아랍권 국가는 물론, 전 세계에서 무슬림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인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인도, 터키, 이란 등 비 아랍권 이슬람 국가에서도 교황의 문제 발언을 비판하는 여론이 고조됐다.

이슬람 전문가들은 교황의 발언은 미국이 이슬람권을 테러의 온상으로 보고 대 테러 전쟁을 벌이고 있는 현 국제정세와 맞물려 더욱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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