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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수쿠크(이슬람채권)’의 황금기

등록 2006-09-18 19:41

고유가 덕 1년새 2배 성장
오일머니 홍수 속에 이슬람법에 따라 운용되는 이슬람채권(수쿠크)이 황금기를 맞고 있다.

올 상반기에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지역 국가들에서 모두 46억달러의 이슬람채권이 발행돼, 1년 새 2배가 넘게 성장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7일 보도했다. 유럽과 미국 투자자들까지 이슬람채권 투자에 나서고 있으며, 오일머니를 끌어들이기 위해 미국과 일본의 기업, 은행들까지 무슬림 투자자들을 겨냥한 채권 발행에 나서고 있다.

국제법률회사인 트로워스앤햄린스의 조사를 보면 올해 상반기 걸프지역에서 발행된 신규 채권중 이슬람채권이 81%를 차지해, 지난해 26%에 견줘 크게 늘었다. 이 회사의 공동경영자인 닐 다우너스는 <파이낸셜타임스>에 “이슬람권 투자자들뿐 아니라 외국인 투자자들도 거부감 없이 이슬람채권에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 중요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비 이슬람권 투자자들은 고수익과 윤리적 투자라는 매력에 주목한다.

코란은 고리대금과 이자 지급을 금지하기 때문에 무슬림들은 원칙적으로 채권 투자를 할 수 없지만, 이슬람채권은 투자금을 투자해 나오는 수익을 배당금 형태로 지급한다. 이슬람법에 어긋나지 않는 부동산 개발이나 자산 임대에 주로 투자한다.

과거에는 이슬람채권이 별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고유가로 늘어난 오일머니를 쥔 무슬림 투자자들이 이를 선호하면서 3~4년 전부터 급성장했다. 2000년대 들어 말레이시아가 적극적으로 이슬람채권을 개발해 중동 자금을 끌어들였다. 현재 전세계 이슬람채권의 4분의 3이 말레이시아에서 발행된다.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이슬람채권 시장이 410억달러 규모라고 평가한다.

최근에는 걸프 산유국의 기업과 은행들이 직접 발행에 나서고 있다. 이 지역의 이슬람채권은 말레이시아보다 훨씬 엄격한 규정을 적용한다. 고유가로 대형 건설공사 붐을 맞이한 두바이와 사우디 등에선 이슬람채권이 자금조달 창구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올해초 두바이항만기업 두바이포트월드는 사상 최대규모인 35억달러 규모의 이슬람채권을 발행했다.

이런 흐름에 주목한 비 이슬람권 은행들도 이슬람채권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일본국제협력은행(JBIC)은 일본 재무성의 지원을 받아 말레이시아의 뱅크 네가라 말레이시아와 제휴해 3억~5억달러 규모의 수쿠크를 내년 1월까지 발행하려 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마에다 타다시 일본국제협력은행 에너지자원국장은 “중동의 오일머니를 아시아 채권시장에 끌어들이는 과정에서 일본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세계은행도 이슬람채권을 발행하고 있다. 텍사스주에 본사를 둔 석유회사 이스트카메론파트너스도 미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올해 1억6600만달러의 이슬람채권을 발행했다. 유럽이슬람투자은행도 런던에 수쿠크 거래소를 개설하고 있다.

박민희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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